수능 모의평가 영어 ‘꼼수 학습’ 안 통했다

입력 2015-06-05 02:17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시행된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경기여고에서 수험생들이 메르스에 대비한 마스크를 쓴 채 시험을 치르고 있다. 김지훈 기자
수능 영어 EBS 교재의 한글 해석본을 통째로 외우는 ‘꼼수 학습’을 막기 위한 ‘수능-EBS 연계방식’이 4일 치러진 6월 모의평가에서 처음 공개됐다. 기존 EBS 연계방식을 크게 흔들지 않으면서 꼼수 학습을 막는 장치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반적으로 평이하게 출제되면서 올해도 ‘쉬운 수능’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모의평가 응시 인원은 재학생 54만7786명, 졸업생 7만4003명 등 62만1789명이다. 메르스 여파로 일부 고교가 휴업에 들어가 실제 응시 인원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최하는 두 차례 공식 모의평가(6, 9월) 중 첫 시험이었다.

이번 모의평가는 EBS 영어영역 연계방식 변화에 수험생들의 이목이 쏠렸다. 교육부와 평가원은 영어영역에서 글의 목적·주장·주제를 찾는 ‘대의파악형’과 지문과 일치하는 내용을 찾는 ‘세부정보형’ 문항은 EBS 교재와 똑같은 지문을 쓰지 않기로 했었다.

독해 지문을 비슷한 소재로 하되 문장 등 내용에 변화를 줬다. 문항 유형도 달리했다. 예컨대 영어 25번은 르네상스 시대 거장인 미켈란젤로와 교황 율리오 2세 관련 지문을 냈다. 미켈란젤로가 율리오 2세의 무덤을 디자인한 배경 등이 담겼으며 EBS 교재에서 따왔다. 하지만 모의평가에서는 비슷한 내용의 다른 지문이 쓰였다. 또 EBS 교재에서는 빈칸 채우기 문항이었지만 모의평가에서는 세부 정보를 파악하는 문항으로 바뀌었다. 입시 전문가들은 “어휘·문장구조에서 변화가 있으므로 한글 해석본을 토대로 공부한 수험생은 어렵게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모의평가는 전반적으로 지난해 수능에서 쉬웠던 과목은 까다롭게, 어려웠던 과목은 쉽게 출제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어는 대체로 평이했다는 평가가 많다. 국어 A형은 지난해 수능보다 비슷하거나 약간 쉬웠다. 지난해 수능 만점자가 0.09%에 불과해 어려웠던 B형은 ‘매우 쉬웠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물수능’ 논란을 일으킨 수학 B형은 까다로워진 것으로 평가됐다. 영어 난이도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했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쉬운 수능 기조가 다시 확인된 시험이었다. 실제 수능에서 국어·수학·영어가 쉬울 것으로 예상되므로 탐구과목의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물수능 여파로 고득점 재수생들이 올해 대거 대입을 치를 것으로 예상되므로 출제 당국이 수학에서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어렵게 출제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