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와 시민단체들은 오는 9일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동성애자들의 퀴어문화축제와 관련, ‘동성애자 주의보’를 발령했다. 동성애자들과의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면 오히려 동성애자들의 입지를 강화시킬 수 있다고 염려해 내린 조치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교회연합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미래목회포럼 한국교회언론회 등 교계 5개 단체가 연합한 ‘한국교회동성애대책위원회’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대책회의를 갖고 9일 오후 5시 청계광장에서 ‘동성애조장 반대 국민대회’를 열기로 했다. 이영훈 양병희 황수원 김삼환 목사 등 각 단체 대표들이 동성애 반대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한다.
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은 “동성애를 조장하고 우리 사회의 윤리를 무너뜨리며 우리 자녀들의 장래와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사태를 결코 좌시할 수 없다”며 국민대회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장총 황수원 대표회장도 “음란행위는 축제가 아닌데 축제라고 명명한 것이기 때문에 취소해야 마땅하다”며 “동성애 퀴어축제는 국민의 건강을 해치고 국민정서에 반하는 것이며 가정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소강석 한국교회동성애대책위원회 본부장은 “메르스 확산 때문에 국민의 안위를 염려해 동성애 퀴어축제 취소를 정부와 서울시에 요청하겠지만,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5만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국민대회를 개최할 것”이라며 “하지만 물리적 충돌은 절대 일어나선 안 된다. 품격 있고 질서 있는 집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탈동성애인권 기독운동단체인 홀리라이프(대표 이요나 목사)는 이날 ‘동성애자 퀴어축제와 물리적 충돌을 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닙니다’라는 제목으로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홀리라이프는 호소문을 통해 지난해 서울 신촌에서 열린 동성애축제에서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면서 동성애 반대의 취지가 퇴색했던 점을 지적했다. 홀리라이프는 “동성애자들의 반(半)나체 퍼레이드가 지역 주민과 국민들의 높은 원성을 샀지만 동성애축제에 반대하기 위해 모인 이들이 동성애자들의 퍼레이드를 막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면서 “지난해 축제 이후 동성애단체들은 언론을 등에 업고 ‘기독교인들이 동성애자들을 혐오하면서 인권유린과 탄압을 자행했다’며 전 세계 인권단체들에게 대대적으로 악(惡)선전을 했다”고 설명했다. 홀리라이프는 동성애자들과의 물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9일과 28일 서울 청계광장 등에서 ‘제2회 홀리 페스티벌 문화축제’를 열고 ‘동성애에서 탈출하는 것이 동성애자들 최고의 인권’임을 적극 알릴 계획이다.
나라사랑&자녀사랑운동연대, 동성애반대운동연대 등도 당초 9일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가질 계획이었으나 물리적 충돌을 염려해 덕수궁 앞으로 집회장소를 바꿨다. 에스더기도운동도 이날 오후 청계광장에서 ‘생명·가정·효(생가효) 페스티벌’을 열기로 했다.
글·사진=유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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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시민단체, 퀴어축제 대응 불상사 경계령 “혐오 발언·물리적 충돌 절대 금물”
입력 2015-06-05 00:02 수정 2015-06-05 09: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