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산 비상] ‘메르스 병원’ 공개 웹사이트 등장

입력 2015-06-05 02:46
메르스 관련 소문이 나돌아 학부모들 사이에 소동이 벌어졌던 서울 강남구 대치초등학교 교문에 4일 임시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병주 기자

메르스 감염자들이 거쳐 간 각 병원의 이름을 공개한 웹 사이트가 등장했다. 보건 당국이 공개불가 방침을 고수하자 네티즌들이 떠도는 정보를 모아 공유하는 것이다.

지난 2일 개설된 이 사이트는 페이지 전면에 전국 지도를 보여주면서 오른쪽 메뉴에서 메르스 환자가 진료 또는 확진 판정을 받았거나 격리된 병원과 해당 날짜를 나열하고 있다. 구체적 이름과 지역이 공개된 병원 수는 14곳이다. 보건 당국이 메르스 환자가 거쳐 갔다고 밝힌 병원 수와 일치한다.

이 사이트는 네티즌들로부터 각 병원과 관련한 증언을 모아 게시한다. 정보의 신빙성을 확보하기 위해 언론에 보도된 자료와 증빙 가능한 내용만을 이메일로 접수해 반영한다. 루머가 게시되면 다른 네티즌이 신고할 수 있고 다섯 번 이상 신고를 받은 정보는 삭제된다.

이 사이트는 IT 기업인 데이터스퀘어 대표 박순영(27)씨가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공지사항에서 “메르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려 만들었다”며 “병원 정보는 격리와 방역이 가능한 병원들이므로 해당 병원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 경로를 보시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4일 오후 한때 이용자가 늘면서 이 사이트는 불통되기도 했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진위가 파악되지 않은 정보 속에서 시민 다수가 힘을 합쳐 정보를 걸러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용자가 몰리는 것은 시민들의 답답함이 표출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공인되지 않은 정보를 사실처럼 느끼게 해 공포감을 조성한다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정확하지 않은 정보가 공개되는 것은 도리어 더 큰 피해를 주는 경우가 있다”며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김미나 홍석호 기자

min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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