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진 국민일보목회자포럼 대표회장 “한국교회 新성장의 길 함께 갑시다”

입력 2015-06-05 00:15

“누구는 ‘사랑의교회 분쟁을 왜 중재하려고 하느냐’고 그럽니다. 그러면 이렇게 대답해요. ‘사랑의교회가 넘어지면 그 여파로 한국교회 100만 성도는 족히 넘어질 겁니다.’ 지금은 내가 죽더라도 교회가 사는 ‘아사교회생(我死敎會生)’의 교회론으로 무장할 때입니다.”

3일 경기도 고양 일산서구 경의로 거룩한빛광성교회 담임목사실에서 만난 정성진(60·사진) 목사의 목소리엔 힘이 넘쳤다. 자신을 “철저한 교회주의자”로 표현한 정 목사는 지난달 28일 국민일보목회자포럼의 대표회장에 취임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공기(公器)인 국민일보와 함께 한국교회의 신(新)성장 동력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최근 활개를 치는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구 안상홍증인회) 등 이단과 퀴어문화축제를 앞두고 벌어지는 동성애 논란을 한번 보십시오. 한국교회를 대신해서 누가 이 외로운 싸움을 해주고 있습니까. 지금이야말로 선대가 만들어 놓은 토대 위에서 국민일보와 함께 미래 방향성을 찾을 때입니다.”

국민일보목회자포럼의 목적은 한국교회의 위기를 극복하고 차세대 지도자들의 리더십을 세우고 교회를 든든히 세워나가는 데 있다. 정 목사는 “또 다른 단체, 조직이 아닌 한국교회를 돕고 섬기는 데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체조선수들이 연습하는 걸 한번 보세요. 코치는 선수가 뜀틀을 넘어 회전할 때 안전하고 완벽한 착지를 하도록 손으로 살짝 선수의 등을 받쳐주거든요. 국민일보목회자포럼도 한국교회를 위한 일종의 손과 같은 개념입니다. 누군가 어려울 때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보다 손 하나 대주는 그런 마음이 필요해요.”

그의 교회사랑 DNA는 모친으로부터 왔다. 정 목사는 “어머니는 가난한 가문에 시집을 오셔서 평생 7남매를 뒷바라지하는 고된 삶을 사셨지만 교회를 정말 자기 몸처럼 사랑하셨다”면서 “그렇게 어려운 형편에도 교회를 3개나 개척하시고, 나중엔 건축 헌금을 드리기 위해 집을 팔고 교회로 들어가 사찰집사가 되셨다. 7남매 중 목사 3명, 장로 2명, 권사 2명이 나온 것은 우연이 아니다”고 회고했다.

정 목사는 1만명이 출석하는 대형교회 담임목회자이지만, 450만원인 월급은 10년 넘게 제자리다. 9만㎞를 주행한 승합차가 유일한 자가용이다. 하지만 미래목회포럼 등 한국교회에 건강한 연합운동의 모델을 제시하고 이단을 퇴치하는 데는 수천만원을 쾌척한다.

“저라고 왜 고급 승용차를 타고 싶은 마음이 없겠어요. 하지만 큰 차를 타는 순간 성도 100명은 떨어져 나갑니다. 성도들은 빚을 내더라도 교회를 분립개척하고 5억40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며 지역 70개 작은교회와 전도를 같이할 때 보람을 느껴요.”

정 목사는 국민일보목회자포럼을 통해 ‘가난의 영성’과 ‘공공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그는 “예전 목회 선배들은 가난 때문에 배를 곪더라도 냉수 한 사발 마시고 이쑤시개로 이를 쑤시면서도 선비의 도를 잃지 않았다”면서 “그런데 요즘은 자본 앞에 나약해지고 천박해진 모습이 너무 많이 보인다”고 안타까워했다.

“공공성도 마찬가지입니다. 목회 현장에서 엘리트의식, 개인주의가 강하다 보니 균형 감각이 떨어져요. 신학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 보니 내 교회만 챙기는 현상이 발생한 겁니다. 지금은 이재훈 김병삼 유기성 이찬수 진재혁 목사님 같은 실력 있는 리더들이 전면에 나설 때입니다.”

정 목사는 국민일보목회자포럼에 참가하는 차세대 리더들에게 ‘치열한 목회의 중요성’도 제시할 계획이다. 그는 “전주 안디옥교회, 서울 광염교회, 다일공동체의 특징은 해당 목회자들이 목회현장에 자신을 던지는 투신, 헌신이 있었다”면서 “요즘 목사들은 그런 헌신도 없이 입으로만 성도들을 설득시키려고 한다. 그러니 성도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목사가 구상 중인 프로젝트는 교인수 500명 이하의 중소형교회를 위한 ‘100·300세미나’다. 교인수 100명의 교회가 건물을 짓다가 큰 어려움을 겪고 쓰러지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그는 “대형교회는 아직 별 문제가 없지만 중형교회가 점점 사라지고 있어 한국교회 안에 양극화가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100명 성도의 교회가 중형교회로 올라설 수 있도록 신학자와 목회사회학자, 경험자 등을 초청해 워크숍을 열고 노하우를 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절대권위가 해체되는 시대입니다. 시대는 평등문화로 가고 있는데 목회자들은 아직도 권위를 내세우려 하고 일부는 교단 정치에 기웃거려요. 상식이 통하는 교회, 날마다 개혁하는 교회의 비전을 함께 공유합시다. 국민일보목회자포럼에서 함께합시다.”

그는 “65세에 조기은퇴를 하겠다”고 공포해 놓은 상태다. 은퇴 후 꿈은 원로목사 은퇴 이후 리더십 교체기에 있는 교회에 들어가 1년간 후임자를 찾을 때까지 목회하는 것이다. 야구로 따지면 계투(繼投) 개념이다. 이런 상상력이 한국교회를 사랑하는 ‘아사교회생’에서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양=글 백상현 기자·사진 전호광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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