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산… 주일 예배 어떻게] 교회에 손 소독기 설치… 악수 대신 목례 하세요

입력 2015-06-05 00:59
메르스 환자가 연일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많은 인파가 모이는 교회에서도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일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교사가 등교학생에게 손 소독제를 뿌려주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망자가 4일 오후 9시 현재 3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교계에도 상당한 여파가 미치고 있다. 일부 예배와 노인 대상 행사가 취소·연기됐고 주요 교회들은 주일 예배를 앞두고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2005년부터 매주 목요예배를 드리고 있는 예배사역팀 ‘마커스미니스트리’는 이날 목요예배 모임을 전격 취소했다. 마커스는 공지 글에서 “예배도 중요하지만 국가 비상 상황에서 생명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목요예배 모임은 다양한 지역의 불특정 다수가 한 공간에 모이는 집회이기 때문에 메르스 감염자가 늘어나는 현 시점에서 진행 여부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집회에는 매주 2000명 넘게 모였다. 다음주 예배 개최 여부는 추후 공지하기로 했다.

기독교자살예방센터 라이프호프는 6일 경기도 안산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생명보듬벽화 그리기 행사를 중단하기로 했다. 지역 초등학교와 함께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메르스 전염을 우려한 보건복지부의 요청으로 취소했다.

서울 명성교회(김삼환 목사)는 이달 말로 예정된 갈렙실버대학의 종강을 3주 앞당겨 4일 실시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66세 이상 노인 700여명이 참가하고 있다. 명성교회 관계자는 “메르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면역력과 체력이 약한 어르신들에게 피해가 생길 것을 우려해 조기 종강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수원중앙침례교회(고명진 목사)도 오는 9∼11일 제주도에서 진행하려던 시니어사역 행사를 취소했다. 노인대학인 ‘예닮대학’의 여행에 177명이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메르스 감염이 확산됨에 따라 안전을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 교회 관계자는 “이달에 진행하려던 아동찬양그룹의 병원교회 특송 등 외부행사도 부분적으로 취소했다”고 말했다. 또 교회 건물 전체를 소독하고 건물 곳곳에 손 소독기와 세정액을 비치했다. 목회자들에겐 성도들과 악수를 하는 대신 목례를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등 주요 교회들은 오는 7일 주일을 앞두고 메르스 관련 안내를 공지하는 등 대응방안을 논의 중이다.

한국교회연합(한교연·대표회장 양병희 목사)은 성명서를 내고 “정부와 질병관리본부가 (메르스) 발병 초기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해 혼란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정부의 적극적 대처를 주문했다. 이어 “메르스 감염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차원에서도 오는 9일 서울광장에서 군중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동성애자들의 퀴어문화축제를 취소해 달라”고 촉구했다.

박재찬 강주화 이사야 김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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