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산에 금융권도 긴장하고 있다. 금융 당국은 금융회사들이 고객과 직원을 위한 대응 태세를 갖추고 모니터링을 강화해줄 것을 당부했다.
금융권에선 전국 각지에 점포를 두고 있는 은행의 고민이 가장 크다. 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시중은행 점포 수는 5487개다. 복지부는 의료기관 밖 지역사회를 통한 감염자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드나들고, 병원과 공항 등에도 입점해 있기 때문에 은행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해당 은행에서 환자가 나올 경우 소문이 퍼져 영업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개인여신 담당 부행장은 “과민 반응할 필요는 없지만 은행 지점에 수많은 사람이 오가다보니 항상 신경쓰고 있다”며 “직원 가운데 메르스 환자가 나오면 지점을 닫아야 하고 혹시 고객에게 전파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금융위원회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에 은행 고객과 직원들에 대한 안전 확보 조치를 요청했다. 금융위는 각 금융사가 점포 위생체계를 갖추는 등 대비책을 마련하도록 했다.
은행들은 공문을 각 지점에 보내 메르스 감염 징후가 나타나는 직원이 있을 경우 바로 보고토록 하는 한편 지점에 손세정제를 비치하기 시작했다. 병원이나 일부 지역 점포의 경우 직원들이 마스크를 쓰고 근무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이 예방책으로 꼽히지만 서비스직 특성상 마스크 착용 결정이 쉽지만은 않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고객이 들어왔는데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공포감을 줄 수 있어 전면 착용은 아직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정부 조치에 따라 향후 조치를 보강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
[비즈카페] 메르스 맹위에 은행도 초긴장
입력 2015-06-05 0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