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정치연합, 워크숍 한 번으로는 혁신될 턱 없어

입력 2015-06-05 00:40
새정치민주연합이 통합과 혁신을 주제로 이틀간 워크숍을 가졌으나 계파 간 알력만 노출한 채 끝났다. 문재인 대표가 “계급장 떼고 치열하게 토론하자”고 했지만 공허하게 끝난 셈이다. 조별 토론에서 이런저런 얘기가 나왔지만 산발적 제안이나 불평만 있었을 뿐 근본 문제인 계파 청산에 대해서는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일부 의원들로부터 “토론을 봉쇄당했다” “적당히 넘기면 분당의 길로, 더 큰 패배의 길로 가게 된다”는 지적까지 나왔다니 통합과 혁신이라는 워크숍의 취지가 무색해졌다.

끝장 토론의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것은 당내에 ‘만병의 근원’인 계파 문제를 해결할 의지도, 자체 해결할 능력도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분위기로 당이 흘러가면 곧 구성될 혁신위원회가 당을 개조하기 위한 혁신안을 내놓는다 하더라도 유야무야될 가능성이 많다. 혁신안에는 당권이나 대선 후보, 국회의원 공천 등과 관련된 민감한 당내 권력 문제들이 포함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편 이익이 최우선인 각 계파들은 혁신안 내용을 놓고 유불리를 따지면서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새정치연합은 어정쩡하게 끝난 워크숍의 분위기를 그대로 가져가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될 경우 아예 국민들이 당을 외면해버릴지도 모른다. 일부 중진들의 제안대로 조만간 의원총회를 열어 계파 청산에 대한 치열한 토론을 갖고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 한 번으로 해결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그러니 형식에 구애받지 말고 계파 문제들의 근본까지 들춰내는 의지와 치열함을 내보이는 모임을 가져야 한다. 그런 자체 해결 능력과 의지를 보여야만 떠나간 민심이 다시 관심을 가질 것이다.

많은 국민들은 지금 야당의 무책임함, 대안 없는 반대에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야당은 세월호 참사에 이어 메르스 사태에 또 허둥대는 정부에 비판적이고 건강한 조언을 해줘야 할 의무가 있다. 정부와 여당에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넣을 수 있는 능력도 있어야 한다. 국민들은 그런 야당을 기대한다. 국가 생존 전략에는 무능하고 자기편 밥그릇만 챙기는 야당이라면 국민에게 부담만 된다. 새정치연합의 끊임없는 통합과 혁신은 그래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