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는 라파엘 나달(7위·스페인)의 아성이었다. 나달은 2005년부터 2008년까지 4년 연속 정상을 지켰고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5연패를 달성했다. 나달이 이 대회에서 패한 것은 2009년 16강전에서 로빈 소더링(스웨덴)에게 진 것이 유일했다.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는 세계랭킹 1위지만 이 대회만 오면 번번이 나달에게 힘을 쓰지 못했다. 2012년과 지난해 결승전을 포함해 프랑스 오픈에서만 나달에게 6전 전패를 기록했다. 조코비치는 4대 메이저대회 가운데 유일하게 이 대회 우승컵을 수집하지 못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스포츠에서 영원한 승자는 없었다. 조코비치는 4일(한국시간) 파리 스타 드 롤랑가로에서 열린 남자단식 8강전에서 나달을 3대 0(7-5 6-3 6-1)으로 완파했다. 첫 세트 게임스코어 5-5로 맞선 것을 제외하면 일방적인 승리였다. 마침내 나달의 벽을 넘은 조코비치는 27연승 행진을 이어갔고 나달과의 상대 전적을 21승23패로 좁혔다. 생일을 맞은 나달은 이 대회 40연승 달성에 실패하며 프랑스오픈 10회 우승도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조코비치는 “지금이 내 인생, 선수 경력에서 절정의 시기”라며 “코트 안팎에서 모두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코비치는 지난해 윔블던에서 우승한 뒤 결혼했고 10월 아들까지 얻는 등 경사가 겹쳤다. 조코비치는 다비드 페레르(8위·스페인)를 3대 1(7-6<4> 6-2 5-7 6-1)로 꺾은 앤디 머레이(3위·영국)와 4강전을 치른다. 그는 올해 호주오픈 결승전 승리를 포함해 18승8패로 머레이를 압도하고 있다.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조코비치, 나달 꺾고 프랑스오픈 4강… 3대 0 완승으로 머레이와 결승행 다툼
입력 2015-06-05 0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