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해군 소장이 최신형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AW-159)’ 도입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체포됐다. 방위사업비리 수사가 시작된 뒤 현역 장성이 체포된 것은 처음이다. 해상작전헬기 사업은 ‘천안함 폭침’ 후 북한 잠수함 등에 대비하기 위해 1조원의 예산이 투입됐던 군 역점 사업이었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3일 오전 실물 개발 전이었던 와일드캣에 대한 시험평가결과서 조작 과정에 관여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로 박모(59) 소장을 체포했다. 합수단은 박 소장의 ‘윗선’도 범행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영국·이탈리아 방산업체인 아구스타웨스트랜드의 와일드캣은 여러 군사장비가 탑재된 ‘복합무기체계’에 속해 현지 실물을 직접 평가해야 했다. 하지만 2012년 당시 해군 무기시험평가과장이던 임모 전 대령 등은 전혀 다른 기종의 육군 헬기 등을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했다. 서류 평가 결과도 군 기준에 미달했지만 ‘평가 항목을 모두 충족했다’는 허위 평가서를 방위사업청에 제출했다.
합수단은 지난달 임 전 대령 등 전·현직 해군 장교 6명을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구속하고 이 중 4명을 기소했다. 추가 수사를 통해 ‘윗선’ 지시가 있었다는 단서를 확보하고 박 소장을 자택에서 체포했다. 박 소장은 해군참모총장에게 사업 내용을 보고하는 해군본부 전력기획참모부장을 지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방산 비리’ 현역 장성 첫 체포
입력 2015-06-04 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