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장로교회 황도권(84) 유인석(83) 송흥수(81) 원로장로는 이 교회의 산증인이다. 유·송 두 장로는 이곳 출신으로 1971년 장로 장립이 됐고 이웃 언양군 출신인 황 장로는 77년 장로가 됐다. 이들은 2001∼2002년 은퇴하기까지 30여년간 봉직하며 교회와 목회자를 섬겼다.
“우리는 학교 가면 무조건 일본말을 해야 했다”며 “우리말은 집에서밖에 할 수 없었다”고 말하는 강점기 시대 사람들이다. 유·송 장로는 기장초교 출신. 당시 1200여명의 학생이 있었다고 한다. 두 사람은 학교와 붙어 있던 옛 기장교회를 다녔다.
기장 지역은 산악과 바다를 끼고 있는 오지였던 탓에 자생 공산주의자가 많았다. 거물 사회주의 독립운동가 김두봉, 김약수는 사촌간으로 두 사람 모두 이곳 출신이다. 이들은 한국전쟁 직후 북한 정권에서 요직을 지냈다.
“광복 직후 산사람(빨치산)들이 기장역과 우체국을 불태우기도 했다”며 “그들이 잡혀 장터에서 화형 등을 당하는 것을 목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불운의 현대사를 살아온 그들이다.
유 장로는 누나가 왕길지 선교사에게 세례를 받았다고 했다. 세 장로 모두 선대가 신앙인이었던 덕에 자연스럽게 복음이 몸에 배었다. “신사참배를 거부해 맞기도 많이 맞았다”고 말했다.
세 사람은 각기 사진관, 건축업, 과수원 등을 하며 교회에 헌신했다. 이들은 70년대 후반 구 예배당을 헐고 현대식 예배당을 건축했으며 90년사를 발간하기도 했다. 이러한 신앙은 후대에 이어지고 있다. 황 장로는 아들(황복린 진해중부교회), 유 장로는 사위(조강재 부산 제3영도교회)가 목사다. 송 장로는 아들이 기장교회 송영대 시무장로다.
이들에게 바른 신앙에 대해 물었다. “세상 사람과 다른 모범의 삶을 살아야 한다”(황 장로), “새벽기도와 예배 참석 등에 본이 되어야 한다”(유 장로), “자신이 어떠한 직분이더라도 겸손해야 한다”(송 장로)라고 답했다.부산=글·사진 전정희 선임기자
[한국의 성읍교회] 기장장로교회 산증인, 원로장로 3인 “기독교인은 모범의 삶을 살아야”
입력 2015-06-06 0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