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튼家 한국사랑 120년… 이번엔 한남대에 거액 기부

입력 2015-06-04 00:48
글로벌 생명공학기업인 미국 프로메가의 빌 린튼 회장(오른쪽)이 2일 한남대 김형태 총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고 있다. 린튼 회장은 할아버지가 설립한 한남대에 생명공학 관련 연구·교육비로 10만 달러 이상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오른쪽은 린튼 회장이 학생들에게 강연하는 모습. 한남대 제공

“할아버지께서 세운 한남대가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생명공학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세계적 생명공학기업인 미국 프로메가의 빌 린튼(68) 회장은 2일 대전 한남대를 방문해 학생들의 생명공학 교육과 인턴십, 관련 연구를 위해 10만 달러 이상을 지원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린튼 회장의 방문에는 사촌동생인 인요한(55·존 린튼)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소장이 함께했다. 린튼 회장과 인 소장은 한남대 설립위원장과 초대 총장을 지낸 미국 장로교 선교사 윌리엄 린튼(1891∼1960·한국명 인돈)의 손자다.

린튼 회장은 이날 한남대 56주년기념관에서 열린 ‘한남대-프로메가 BT교육연구원’ 1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린튼 회장은 할아버지의 이름을 딴 윌리엄 린튼 장학기금이나 연구기금을 만들어 매년 2만5000달러씩 5년 이상 지원키로 약속했다. 이 기금을 바탕으로 학생들은 미국 위스콘신주 메디슨에 있는 프로메가의 비영리교육기관 BTCI에서 인턴십을 이수할 수 있다.

프로메가는 린튼 회장이 1978년 설립한 기업으로, 2013년 3억6000만 달러(약 39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생명과학 기초연구 및 응용과학기술에 사용되는 시약과 장비, 서비스 등을 전 세계 100개 이상의 나라에 공급하고 있다. 2005년 한남대와 공동으로 ‘BT교육연구원’을 설립해 지역 초·중·고 및 대학생, 교사와 연구원을 대상으로 생명공학기술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교육에 필요한 13종의 시약과 제품을 무상 지원해왔다. 김형태 한남대 총장은 이날 빌 린튼 회장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린튼 가(家)는 120년간 4대에 걸쳐 한국사랑을 이어오고 있다. 린튼 회장의 진외조부는 1895년 선교 불모지였던 조선으로 와서 광주 수피아여고 등을 설립한 유진 벨(한국명 배유지) 선교사다. 그의 사위가 빌 린튼 회장의 할아버지인 윌리엄 린튼이다. 윌리엄 린튼은 22세 때 한국에 와 48년간 의료와 교육, 선교활동을 했다. 3·1운동의 실상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지지를 호소했으며,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를 거부해 1940년 추방됐다가 광복 후 다시 한국을 찾아 지금의 한남대인 대전대를 설립했다. 2010년 독립운동에 기여한 공로로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