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산 비상] 한국, 발원지 중동보다 빠른 확산세

입력 2015-06-04 02:45

국내의 메르스 확산 속도가 발원지 중동보다 훨씬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유례없는 전파력에 세계 과학계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3일 국제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2년 이후 지난 2일(현지시간)까지 세계 메르스 환자 수는 1161명(사망자 433명)이다. 지난달 1일 이후 한 달간으로 기간을 좁혀서 보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4명, 아랍에미리트와 카타르에서 각 2명, 이란에서 1명 등 중동에서 29명의 메르스 확진 환자가 나왔다.

반면 한국은 지난달 20일 첫 환자가 발생한 뒤 14일 만에 확진 환자가 30명으로 늘었다. 낙타와의 직접 접촉이 잦은 중동 국가 전체보다 우리나라의 환자 발생 속도가 더 빠른 것이다. 여기에다 세계 최초로 3차 감염자까지 등장했다.

폭발적인 확산 속도에 세계 과학계의 이목도 집중되고 있다. 과학학술지 사이언스는 2일 온라인판에서 “한국에서 일어나는 메르스 감염자 확산은 기존 의학계의 통념을 깨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이언스는 “2012년 메르스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뒤 외국여행을 통한 감염자는 많았지만 여러 사람에게 광범위하게 전파된 것은 한국이 처음”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한국인이 메르스에 걸리기 쉬운 유전자를 가진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WHO에서 메르스 자문을 맡고 있는 피터 벤 엠바렉 박사는 사이언스를 통해 “최초의 환자가 이미 다른 계열의 코로나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메르스에 감염됐거나, 한국인이 다른 나라 국민보다 메르스에 취약한 유전자 구조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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