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이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500㎞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개발,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2012년 10월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에 따라 한국군의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기존 300㎞에서 800㎞로 늘리는 데 합의한 이후 2년8개월여 만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3일 충남 태안 안흥시험장에서 최근 개발에 성공한 사거리 500㎞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처음 시험발사했다고 밝혔다. 사거리 500㎞ 이상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함에 따라 이르면 올해 말부터 육군미사일사령부 예하 기지에 배치될 전망이다. 이 미사일이 배치되면 유사시 북한 전역의 핵과 미사일 기지를 타격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기지를 탐지, 추적, 격파하는 킬 체인(Kill Chain·이동식 미사일 타격체계)의 핵심 전력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한민구 국방부 장관, 김요환 육군참모총장 등 군 수뇌부와 함께 안흥시험장을 방문,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했다. 유도무기 및 함포 등 각종 개발 무기를 시험하는 안흥시험장을 군 통수권자인 현직 대통령이 방문한 것은 30년 만에 처음이다.
현재 우리 군은 미사일지침 개정에 따라 사거리 800㎞(탄두 중량 500㎏)의 탄도미사일을 개발 중이다. 사거리 800㎞ 탄도미사일은 개발이 상당 수준 진척됐으며 최근 시뮬레이션 실험을 통해 미사일의 비행자세와 제어 등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핵탄두 소형화(1t 미만) 기술을 상당 수준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조만간 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안흥시험장에서는 ‘철매-II’ 개량형 지대공 유도무기도 처음 시험발사됐다. 철매-Ⅱ의 기본형은 중고도(10∼15㎞)를 비행하는 적 항공기를 요격하는 지대공 유도무기다. 군은 이 기본형을 국내 독자 기술로 개량해 15㎞ 이상 고도로 비행하는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이용한다. 하층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체계의 핵심 전력으로, 일명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린다.
박 대통령은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참관 후 군 수뇌부에게 확고한 군사 대비태세 유지는 물론 북한의 위협에 확실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핵심 전력 개발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또 ADD 연구원들에게도 “북한이 감히 도발해 올 수 없도록 실질적인 억제 역량을 구비해 국민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핵심 대응전력 연구·개발에 더욱 매진해 달라”고 주문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남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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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전역 타격 가능한 탄도미사일 시험 성공
입력 2015-06-04 0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