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장은 사람의 행동을 규율한다. 치열한 승부를 견뎌야 하는 운동선수들의 경우 유니폼은 선수들의 훈련과 경기력에 영향을 준다. 멋진 유니폼은 팬들이 구매하면서 주요 수입원이 되기도 한다. 경기에 나선 코치들도 종목에 따라 복장이 다양하다. 야구 감독처럼 선수들과 똑같은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지휘하는 종목이 있는가 하면 농구와 축구, 배구 감독들은 정장을 입고 경기를 치른다. 정장을 입게 되면 운동복을 입은 경우와 달리 함부로 거친 언행을 할 수 없다. 복장이 주는 중압감 때문이다.
지난달 러시아에서 열린 2015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는 작은 시도가 있었다. 지도자들에게 준결승부터 정장 차림을 하도록 했다. 이 같은 복장 규정은 세계태권도연맹(WTF) 조정원 총재의 제안으로 마련된 것이다. 옷차림이 달라지니 코치들의 행동에도 조금씩 긍정적 변화가 나타났다. WTF 관계자는 “복장 규정을 새로 만든 뒤로 소리를 지르거나 거칠게 항의하는 코치들의 모습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WTF는 내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는 예선전을 포함한 모든 경기에서 코치석에 앉는 지도자들에게 정장을 입게 할 계획이다. 각국의 정장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도 된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즐감 스포츠] 경기장에서 정장의 위력
입력 2015-06-04 0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