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4·29재보선 패인 분석과 당내 갈등 수습 및 혁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새정치연합은 2일 경기도 양평 가나안농군학교에서 의원 1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단결과 변화, 민생총력국회’를 주제로 의원 워크숍을 열었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워크숍에서 “하나의 대형 사고가 일어나려면 29개의 소형 사고와 300명이 다치는 과정을 거친다는 ‘하인리히 법칙’이 있다”면서 “조직이 무너지기까지 이런 경고가 누적되는데 그걸 무시하면 붕괴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정치연합이 이런 상황을 생각하면서 새롭게 나갈 방법에 대해 고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당 개혁과 관련해 정체성 재확립과 리더십 정립, 조직 건강성 회복, 야당다운 투쟁성 확보 등을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만큼 모든 에너지를 당 혁신과 새정치연합의 미래를 만드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크숍에서는 당이 4곳의 여론조사 기관에 4·29재보선 지역을 한 곳씩 나눠 의뢰한 패인 분석 결과도 공개됐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공통된 패인은 계파싸움으로 인한 당에 대한 실망과 피로감이었다. 특히 광주 서을은 천정배 후보 개인의 경쟁력이, 서울 관악을은 야권 분열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됐다. 선거전략 측면에서도 새누리당의 ‘지역일꾼론’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더 사로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오후 토론회에서 무상보육을 ‘맞춤형 보육’으로 재편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무상급식의 경우는 낙인 효과가 너무 크기 때문에 소득과 관계없이 시행하더라도, 보육 문제 등 나머지 복지 분야는 그렇게(선별 복지)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보편적 복지라는 당론을 선별 복지 개념으로 바꾸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전병헌 최고위원도 “지금은 보편적 보육 시스템을 확립해야 하는 시점인데, 오히려 복지 논쟁에서 과거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보편적 보육의 개념에 대해서 재정립을 하자는 취지”라고 반박했으나, 그동안 여권이 주장해 온 ‘선별적 복지’를 사실상 수용하는 듯한 내용이라 야권 내 논란이 예상된다.
앞서 문재인 대표는 인사말에서 “계급장을 뗀다는 마음으로 치열하게 토론하고 다시 하나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의원들을 독려했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은 배나무 열매를 솎아내는 농사 체험에서 “첫 프로그램으로 ‘솎아내기’를 택한 이유가 뭐냐” “열매 솎아내기가 공천 물갈이를 암시하는 것 아니냐”며 뼈있는 농담을 주고받기도 했다.
한편 비주류 진영을 대표하는 김한길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각각 건강상 이유와 TBS라디오 공개방송 참석을 이유로 불참했다. 안 전 대표는 공개방송에서 “혁신은 다른 전문가를 불러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문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혁신하겠다고 해 당선됐으니 혁신은 대표의 몫”이라고 지적했다.
양평=최승욱 문동성 기자 applesu@kmib.co.kr
문재인 “계급장 떼고 치열하게 토론”… 野 1박2일 워크숍
입력 2015-06-03 0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