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산 비상] 잇단 ‘괴담’에… 산업현장도 불안감 팽배

입력 2015-06-03 02:33
삼성전자 홍보실은 2일 하루 종일 진땀을 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삼성전자의 지방 사업장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는 괴담이 퍼져서다. 생산라인 직원 한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일부 직원이 2주 휴가 처리됐고, 50명이 격리됐으며, 각종 미팅이 취소됐다는 내용이었다. 회사 내부에서 회람되는 메일로 포장돼 있어 삼성전자 직원이 봐도 그럴싸했다. 삼성전자는 “20곳이 넘는 언론매체로부터 확인 요청이 들어왔지만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은 없다”고 해명했다. 다만 삼성전자 직원들은 “솔직히 회사에 가기가 겁이 난다”고 했다.

LG디스플레이도 근거 없는 괴담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으로 출국했다 격리 조치된 확진 환자가 자사 직원으로 잘못 알려지는 바람에 온갖 눈총을 받았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해당 확진 환자는 LG디스플레이 직원도, 납품업체 직원도 아니다. 전혀 관계없는 회사의 직원”이라고 말했다. 모 증권사와 카드사 직원이 메르스에 감염됐다는 소문이 퍼지기도 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메르스 공포’가 산업계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사망자가 발생하고 3차 감염자까지 등장하면서 대규모 사업장을 중심으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러 사람이 모이는 사무실과 생산현장은 감염병 전파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괴담 해명에 그치던 메르스 관련 업무도 실질적인 감염 위험성에 대응하는 쪽으로 선회하는 중이다. 주요 대기업들은 사내 게시판을 통해 메르스 예방수칙과 대응 요령을 전파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위험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차원에서 기업별로 메르스 대응 매뉴얼을 배포하는 등 2차 피해 예방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쌍용자동차에서는 확진 환자가 나오기도 했다. 쌍용차는 지난 1일 지방공장의 직원(46)이 메르스 확진을 받아 격리 조치됐다고 밝혔다. 그는 아버지 병간호를 위해 국내 첫 메르스 환자가 입원해 있던 기간에 해당 병원을 찾았다고 한다. 이때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추가 감염을 우려한 회사는 이 직원과 접촉한 동료 20여명을 귀가시켰다. 이들은 2, 3일간 자택에서 증상을 살필 예정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직원들을 상대로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메르스 관련 보건교육을 실시했다”며 “소독작업은 매일 하고 있는데 직원들이 철저히 위생관리를 할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박세환 김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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