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공급 업체들 ‘햇볕 쟁탈전’… 남향 위주 단지 폭발적 인기

입력 2015-06-04 02:39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햇볕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남향 아파트는 전통적으로 인기가 높았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더욱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분석이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3일 “남향 아파트는 북향이나 동·서향에 비해 일조권이 탁월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듯해 주거편의성 및 쾌적성이 좋다”며 “이런 장점은 가격으로 반영돼 기존 주택시장을 선도할 뿐만 아니라 신규 주택시장에서도 실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신규 청약시장에서 특히 남향 선호현상이 두드러지는 추세다. 지난 4월 전 가구 남향위주로 배치해 인기를 끌었던 동탄2신도시 2차 푸르지오는 567가구 모집에 3만3194명이 몰리면서 평균 58.5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역대 동탄신도시 공급 아파트 중에선 최고 청약접수 건수다.

같은 달 역시 전 가구를 남향위주로 배치한 부산 광안 더샵은 최고 1141대 1, 평균 396대 1로 올해 들어 전국 최고 수준의 청약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밖에 지난 3월 전 주택형을 순위 내 마감한 경기도 기흥역 지웰 푸르지오는 남향으로 배치한 전용면적 84㎡B타입과 C타입이 동향으로 배치한 전용 84㎡A타입 보다 인기가 높았다고 한다.

분양권 전매시장에서도 남향아파트가 인기다. 지난해 12월에 분양한 서울 영등포구의 신길 래미안 에스티움은 같은 전용 59㎡라도 남향이 4억7750만원(12층)에 분양권이 거래돼 동향 4억4430만원(13층)보다 거래가가 3320만원 높았다. 같은 달 분양한 충남 아산시의 아산모종 캐슬어울림 1단지는 전용 59㎡ 남향이 1억9590만원으로 동향 1억7770만원에 비해 1820만원 더 높게 거래됐다. 아산모종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기존 주택시장이나 분양권 전매시장에서는 남향 아파트의 평균 호가가 1000만원 더 높게 형성되어 있다”며 “신규 아파트를 찾는 수요자들은 분양가뿐만 아니라 채광 및 통풍, 관리비 절감에 효과적인 남향 아파트를 찾는 문의가 많다”고 했다. 유성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