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의 고용 창출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특히 기업투자가 유발한 취업자 비중은 3년 연속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고용 없는 투자’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2013년 산업연관표 작성 결과’에서 전체 평균 취업유발계수는 2010년 13.9명에서 2013년 13.1명으로 계속 하락했다. 취업유발계수란 10억원 상당의 재화나 서비스가 만들어질 때 직간접적으로 창출되는 일자리 수로 수치가 클수록 고용창출 능력이 높다는 의미다.
기업이 투자를 많이 하면 취업자가 늘어난다는 공식도 깨지고 있다. 2013년 전체 취업자 중 55.2%가 소비로 인해 창출됐고 수출이 26.1%, 투자가 18.7% 순이었다. 소비로 인해 생기는 취업자 비중은 2013년 55.2%로 전년보다 0.8% 포인트 늘어난 반면 투자가 유발하는 취업자 비중은 같은 기간 0.9% 포인트 감소했다. 일자리 수를 보여주는 취업유발계수도 투자를 10억원 했을 때 취업자 수는 2010년 13.7명에서 2013년 13.4명으로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내수 침체와 건설업 경기 부진 등으로 투자에 따른 취업자 수 증가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용 없는 투자는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3월 발표한 ‘2015년 고용 투자 계획’을 보면 올해 30대 그룹은 136조4000억원을 투자키로 해 지난해보다 16%가량 늘었지만 새로 뽑는 신입사원 수는 12만1800여명으로 오히려 지난해보다 6.3% 규모가 줄었다. 전경련 측은 “30대 그룹의 경우 제조업 중화학 등 투자가 오래 걸리는 산업이 많아 채용을 크게 늘리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일자리 창출 능력 투자보다 ‘소비’가 한 수 위… ‘기업투자=취업’ 공식 깨져
입력 2015-06-03 0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