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미군기지 지하수 시료 14년 만에 채취

입력 2015-06-01 16:53
국내 환경기술 전문가들이 14년 만에 용산 미군기지 주변 기름 오염원 추적을 위해 최근 기지 내 지하수 관정에서 시료를 채취해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분석 결과가 나오면 기지 인근 녹사평역과 캠프킴 미군부대 주변 지하수 기름오염의 원인이 밝혀지고 정화 책임을 둘러싼 논란도 커질 전망이다.

31일 환경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농어촌공사 관계자 등 한국 측 환경기술 전문가 5명은 26∼29일 용산기지 내 지하수 관정 32곳 중 지하수 샘플 채취가 가능한 16곳에서 시료를 채취했다. 우리가 용산미군기지 내 지하수 시료 채취에 나선 것은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지하수 기름 오염 사건이 불거진 2001년 이후 14년 만이다.

정부는 채취된 시료를 국립환경과학원으로 보내 벤젠 등 휘발성 물질 검출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시료 분석결과는 6월 중순 나온다. 정부와 서울시는 시료에서 휘발성 성분이 나오면 내년 말 용산 미군기지 반환 전 정화를 요구할 방침이지만 미군이 정화 비용을 부담할지는 미지수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의 환경관련 규정을 보면 미군이 민간에 직접적인 해를 끼쳤을 때 보상한다는 식으로 우리에게 불리하게 돼 있어 미군이 책임을 회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