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판매 부진과 엔저 부담에 10% 이상 폭락했다.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전날보다 10.36% 하락한 13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 주가가 14만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0년 8월 27일 이후 처음이다. 현대차 시가총액도 하루 만에 3조5000억원가량 증발했다. 현대위아(-12.19%) 현대모비스(-8.47%) 현대글로비스(-6.74%) 기아차(-4.12%) 등 현대차그룹주도 급락세를 보였다.
엔화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자동차 판매량 부진이 확인되면서 주가가 크게 빠진 것이다. 이날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90원대 초반으로 떨어져 하락세를 이어갔다. KB투자증권 신정관 연구원은 “현대·기아차의 5월 글로벌 출하량이 양사 합산 기준으로 전년보다 5.7% 감소했다”며 “엔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자동차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당분간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대차 폭락 충격과 함께 코스피지수도 23.73포인트(1.13%) 급락해 2070선으로 주저앉았다. 엔저 심화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산 우려까지 악재가 겹쳤다.
메르스 우려에 하나투어(-8.87%) CJ CGV(-7.39%) AK홀딩스(-7.41%) 등 여행·레저 관련주가 큰 폭으로 내렸다. 한국화장품(하한가) 에이블씨엔씨(-7.48%) 코스맥스(-6.91%) 아모레퍼시픽(-4.52%) 등 화장품주도 일제히 하락했다.
반면 진원생명과학, 제일바이오, 파루, 중앙백신, 이-글 벳, 바이오니아 등 백신 관련주는 연일 상한가를 치고 있다. 마스크 관련주인 오공, 케이엠, 웰크론, 크린앤사이언스, 의료용 장갑을 생산하는 유니더스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항바이러스제를 만드는 제약업체 주가도 상승해 현대약품, 고려제약, 경남제약, 녹십자엠에스, 진양제약이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대신증권 박양주 연구원은 “메르스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당수 종목이 심리적 요인에 힘입어 급등하고 있다”며 투자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여의도 stock] 현대차, 판매 부진 10% 폭락
입력 2015-06-03 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