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작년 10대 그룹의 내부거래액이 155조원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공기업을 제외한 자산규모 상위 10대 그룹의 계열사 간 내부거래액은 지난해 155조6000억원으로 전년(154조2000억원)보다 1조4000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10대 그룹의 내부거래 비율은 2013년 14.36%에서 지난해 14.55%로 0.19% 포인트 높아졌다.
10대 그룹의 내부거래 규모는 2010년 117조9800억원에서 2011년 152조5600억원으로 급증했다.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비난이 거세진 2012년에는 내부거래 규모가 151조3000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이후 2년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그룹별 내부거래액은 삼성과 현대차, LG, 포스코, 한진, 한화 등 6개 그룹이 1년 전보다 감소했다. 반면 SK와 롯데, GS, 현대중공업 등 4개 그룹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SK그룹의 내부거래액이 47조7700억원으로 1년 새 7조2500억원(17.9%) 급증해 10대 그룹 중 내부거래 규모와 증가액이 가장 컸다. GS그룹은 2013년 2조2000억원이던 내부거래 규모가 작년에 2조7400억원으로 5400억원(24.4%) 증가했다. 롯데그룹이 전년보다 4000억원(4.5%) 증가한 9조3200억원, 현대중공업그룹은 1700억원(2.8%) 늘어난 6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포스코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은 내부거래액이 1년 전보다 각각 1조8300억원(11.8%), 3조3500억원(9.7%) 감소했으나 내부거래 비율은 각각 19.39%와 18.80%로 10대 그룹 중에서 2∼3위에 랭크됐다.
한편 SK그룹은 2013년 7월 SK에너지가 인적분할을 통해 SK인천석유화학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을 자회사로 두면서 불가피한 내부거래 금액이 생겼다고 밝혔다. SK 관계자는 “회사가 분할되면 종전까지는 회사 내 사업부서 간 거래로 인정됐던 것이 내부거래로 분류된다”면서 “이번에 늘어난 7조2500억원 역시 SK에너지 인적분할 등에 따른 자연스러운 증가분”이라고 설명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일감 몰아주기 규제 비웃듯 10대그룹 내부거래 155조 사상 최대
입력 2015-06-03 0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