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판·옥외광고의 진화… 광고시장 대세로 뜬 ‘디지털 사이니지’

입력 2015-06-03 02:04
서울 삼성역에 설치된 길이 27m의 LG전자 ‘디지털 미디어 터널’. LG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지난 1월 선보인 초대형 LED 디지털 사이니지.삼성전자 제공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지하철 2호선 삼성역. 2일 이곳을 지나는 시민들의 시선은 55인치 디스플레이 126대를 연결한 길이 27m의 LG전자 ‘디지털 미디어 터널’에 고정됐다. 이 미디어 터널에서는 한 자동차 업체의 광고가 재생되고 있었다.

과거에는 이런 방식의 광고를 보기 어려웠다. 가까이에서 디스플레이를 쳐다보면 화소가 낮아 화면이 깨져 보이는 데다 시선이 이동할 경우 각도에 따라 색이 달리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디스플레이는 고화질로 콘텐츠를 즐기면서도 동시에 보는 각도가 달라지더라도 색 변화가 거의 없는 광시야각(IPS·In-Plane Switching) 기술이 적용돼 선명한 화면으로 광고 내용을 전달할 수 있다.

공공장소에서 텍스트와 영상 등 다양한 정보를 네트워크 연결을 통해 디스플레이로 제공하는 디지털 영상장치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이 커지고 있다. 전자업계에서는 광고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디지털 사이니지 기술 개발에 나섰고, 광고 업체들은 고객에게 자연스럽게 업체를 홍보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 화면이 매우 밝고 방수·방진 기능이 탑재된 모델로, 최대 250대까지 연결할 수 있는 사이니지 제품을 선보였다. 베젤 없이 대형 화면을 4000대 1이라는 선명한 명암비로 제공하는 LED(발광다이오드) 사이니지 등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미국 LED 디지털 사이니지 전문기업 ‘예스코 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예스코 일렉트로닉스는 영국 런던 피카딜리 광장 옥외광고판을 비롯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유명 호텔 옥외 대형 광고판을 제작한 회사로 유명하다. LG전자 역시 사물 및 사람을 실제 비율로 실감나게 구현할 수 있는 98인치 초대형 사이니지 등을 출시하며 시장 공략을 가속화 하고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 기술이 진화하면서 동시에 여기에 담기는 광고 역시 고객과 소통하는 방식의 ‘참여형’으로 진화하고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에 카메라나 근접위치 센서 등을 설치해 근처를 지나는 대상에게 맞춤형 광고를 내보내는 방식이다. 최근 한 업체는 디지털 사이니지에 동작 인식 기능을 적용해 소비자가 영상 속 춤 동작을 따라해 볼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 서울 여의도 IFC몰에는 시민들의 동작을 그대로 화면에 보여주는 쌍방향 디지털 사이니지가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

미국 DPAA(디지털기반 광고협회)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디지털 사이니지 광고 시장은 2012년 대비 2013년 13%가량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경우에도 2015년 약 2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한 증권사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디지털 사이니지 사업 활성화를 위해 지방자치단체별로 다르게 운영돼 온 설치 기준을 완화하고 기존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변경하는 내용의 ‘디지털 사이니지 산업 진흥 특별법’을 이달 중 입법 예고할 계획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