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규제 풀려도 표정 어두운 카드업계

입력 2015-06-02 02:05

각종 규제가 풀려 웃어야 할 신용카드업계 분위기가 무겁다. 새로운 먹거리가 생겼지만 당장 수익으로 연결될 뾰족한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고, 또다시 가맹점 수수료가 내려갈 위기에 처했다. IC 단말기 교체를 두고 카드업계 내 미묘한 신경전도 계속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카드사 적격비용을 다시 살펴보고 있다. 적격비용은 자금조달비용, 마케팅비용 등 카드결제 시스템을 유지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다. 이를 기준으로 가맹점 수수료가 결정된다. 업계는 사실상 가맹점 수수료가 낮아질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당국은 기준금리가 낮아져 수수료 인하요인이 생겼다고 보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박도 심하다.

문제는 미국이 곧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내려간 가맹점 수수료를 다시 올리기는 쉽지 않다. 앞서 당국은 카드사 스스로 살길을 찾을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완화해 줬다. 플라스틱 카드 없이 모바일 카드를 단독으로 발급할 수 있도록 하고, 부수업무도 네거티브제로 전환했다. 사실상 일부 제한되는 업종을 빼고 모든 업종에 진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모바일 단독 카드의 경우 대출업무를 할 수 없다. 카드사 관계자는 “신용판매만으로는 상품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효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다. 24시간 이후 발급 가능하기 때문에 당장 필요한 고객의 니즈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수업무 확대 역시 중소기업적합업종 등을 피해야 하기 때문에 제약이 많다.

IC 단말기를 교체하면서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을 탑재할 것인지를 두고 앱카드 진영과 유심(USIM)카드 진영의 갈등도 풀릴 기미가 없다. 유심을 이용한 모바일 카드는 NFC기능이 있어야만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이용할 수 있다. 업계에선 당국이 IC 단말기 교체 드라이브만 걸어놓고 교통정리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