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참여를 통해 공공재정을 최소화하면서 복지문제를 해결하는 모델인 사회성과연계채권(SIB·Social Impact Bond)을 서울시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도입한다. SIB는 민간이 공공사업에 우선 투자하고 사업 종료 후 성공 여부를 판단해 시가 투자자에게 차별 보상하는 공공예산 집행모델이다.
서울시는 경계선지능 및 경증지적장애 어린이를 대상으로 SIB 사업을 시작한다고 1일 밝혔다. 경계선지능아동은 지능지수(IQ)가 71∼84, 경증지적장애아동은 IQ가 64∼70인 어린이들이다.
시에 따르면 경계선지능아동은 정서불안과 따돌림, 학습부진과 사회부적응 등의 문제를 겪고 있지만 장애로 인정받지 못해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방치하면 정신지체 상태로 떨어지고 성인이 돼 아동복지시설을 퇴소한 후에는 기초생활수급 대상자 등 사회 취약계층이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시는 시내 총 62개 아동복지시설(그룹홈)에서 생활하는 경계선·경증지능아동 100명을 대상으로 사회성과 지적 능력을 개선하는 교육사업을 SIB모델로 시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종합 코디네이터 역할을 할 총괄운영기관을 오는 15일까지 공모하고 선정된 기관이 민간투자자와 사업 수행기관을 모집해 3년 동안 사업을 수행하게 된다. 민간투자금은 3년간 총 10억7000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사업이 끝나면 제3의 평가기관이 평가하고 시는 그 결과에 따라 민간투자자에게 사업비를 돌려준다. 3년 후 IQ 85 이상 어린이가 32명 이상(사업 성공 판단 기준)이면 투자 원금을, 42명 이상이면 ‘원금+연 10%의 성과보수’를 , 10∼41명이면 원금의 일부를 지급한다. IQ 85 이상이 10명 미만이면 돈을 전혀 지급하지 않는다. 사업이 성공할 경우에만 공공예산이 지출되기 때문에 행정비용 낭비를 최소화하면서 복지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인 셈이다.
시는 이번 사업이 성공할 경우 시설 퇴소 후 이들에게 지급해야 할 기초생활수급비 등 사회적 비용을 최소 36억원이상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시 관계자는 “SIB모델은 공공복지·사업은 증가하는데 공공예산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사회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모델”이라며 “선 투자할 민간투자자들을 얼마나 모을 수 있느냐가 이 모델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앞으로 SIB 사업모델을 학교폭력 예방, 학교밖 청소년 지원, 노숙인 자립 지원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SIB는 2010년 영국 피터버러스시에서 처음 시작됐으며 호주, 미국, 캐나다, 네덜란드, 독일 등에서도 시행되고 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
서울시, 새로운 복지사업 ‘사회성과연계채권’ 첫 도입… 민간이 우선 투자하고 성공하면 보상
입력 2015-06-02 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