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화제] 노르웨이의 호텔급 교도소… 1인실에 인간적 대우

입력 2015-06-02 02:40

노르웨이 남동부의 할덴 교도소 책임자인 아레 호이달은 교도소를 취재하러 온 미국의 공영방송 NPR 기자에게 “재소자들이 ‘나쁜 일’을 했을 뿐이지, ‘나쁜 사람’은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 교화 프로그램 교사인 카린 드와이어 로큰도 “재소자들이 사회에서 격리돼 교도소에 갇히는 벌을 받았을 뿐이지 갇혀 있는 동안 나쁜 대접을 받으라는 법은 없다”고 강조했다.

NPR은 1일 이 교도소를 소개하면서 “어쩌면 이런 게 미국이 따라야 할 교도소의 모델인지도 모르겠다”고 보도했다.

노르웨이의 평범한 교도소 중 하나인 할덴에도 살인이나 강간을 저지른 흉악범이 많다. 그럼에도 이곳은 재소자들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최대한 인간적인 대우를 해주려 노력하고 있다. 24시간 중 12시간만 1인실에 갇혀 지내게 하고 나머지는 교육이든 종교활동이든 뭐든지 할 수 있다. 미국은 하루 중 1시간만 그런 시간이 허용된다.

1인용 수감실(사진)에는 평면TV와 침대, 책상, 냉장고가 갖춰져 있는 등 웬만한 호텔급이다. 도망가지만 못할 뿐 교도소 자체가 마치 대학 캠퍼스 같다. ‘어떤 나쁜 사람이라도 배울 점이 있다’는 취지로 재소자들끼리 교류가 자유롭고 교도소 직원과 재소자들이 식사도 같이 한다. 1인에 들어가는 연간 비용이 미국의 3배인 9만 달러(약 9990만원)인데 재범률은 30% 정도로 다른 나라에 비해 무척 낮다. 미국 등은 대부분 재범률이 50% 이상이다. 한 번 죄를 지으면 전과가 10범, 20범으로도 치닫는 점을 감안하면, 당장은 돈이 들어도 재범률을 낮추는 노르웨이 모델이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데 더 나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노르웨이는 북해 유전을 갖고 있어 재정이 튼튼하기도 하지만 사람과 재소자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모델일 것이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