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게 닫혔던 소비자들의 지갑이 슬슬 열리고 있다. 최근 몇 년째 마이너스 성장을 보여 온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실적이 올 봄부터 뒷걸음질을 멈췄다.
주요 백화점들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올해 1분기(1∼3월)까지도 매출(기본점포 기준)이 감소하거나 비슷했지만 4∼5월에는 5∼6% 늘었다. 정현석 롯데백화점 영업전략팀장은 1일 “지난해 세월호 사고에 따른 기저효과(작년 비교시점 실적 저조)를 감안해도 전체적으로 백화점 매출이 3% 이상 늘었다”면서 “이른 무더위와 연휴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소비심리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롯데백화점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3%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4월 4.8%, 5월(1∼28일) 6.3% 각각 증가했다. 현대백화점도 1분기에는 0%로 제자리걸음이었으나 4월 4.2%, 5월(1∼28일) 6.3% 각각 높아졌다. 신세계의 성장률도 1분기 0.4%에서 4월 1.9%, 5월(1∼27일) 3.4% 등으로 계속 오름세다.
대형마트의 소비도 조금씩 살아나는 분위기다. 이마트는 1분기 기존점 매출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1.1% 늘어 거의 3년 만에 플러스로 돌아선 이후 4월 1.9%, 5월(1∼28일) 1.6%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1분기까지만 해도 역성장(-0.9%)하던 홈플러스의 매출도 4월 3%, 5월(1∼28일) 2% 각각 증가했다. 매출이 두 달 연속 증가한 것은 2012년 4월 의무휴업 도입 이후 사실상 거의 3년 만에 처음이라고 홈플러스 관계자는 밝혔다. 롯데마트도 성장세로 돌아서진 못했지만 감소폭을 상당히 줄여가고 있다. 1분기 3% 감소했던 롯데마트의 4∼5월 누적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1.2% 줄었다.
최근 백화점 매출 증가 주도 품목이 주로 수입 의류·시계, 골프, 보석 등 고가 제품으로 ‘소득·소비 양극화’ 심화 과정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본격적인 내수 회복세 여부는 이달 매출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1분기까지도 찬바람 불더니… 소비자들 지갑 슬슬 열린다
입력 2015-06-02 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