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킹’ 없고 ‘왼발의 달인’ 있다… 슈틸리케,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미얀마전 명단 발표

입력 2015-06-02 02:23

세대교체와 신상필벌.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1일 발표한 대표팀 명단의 특징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베테랑 ‘라이언 킹’ 이동국(36·전북 현대)을 외면했고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왼발의 달인’ 염기훈(32·수원 삼성)을 처음으로 불렀다.

◇막 오른 ‘세대교체’=‘슈틸리케호’는 16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미얀마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시작으로 내년 3월 29일까지 총 8경기를 치르는 장도에 나선다. 8일 소집돼 11일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아랍에미리트(UAE)를 상대로 최종 평가전을 치른다.

‘캡틴’ 기성용(26·스완지 시티)을 비롯해 구자철(26), 박주호(28·이상 마인츠), 김보경(26·전 위건), 지동원(24·아우크스부르크), 김영권(25·광저우 헝다), 윤석영(25·QPR) 등 9명은 부상 및 기초군사훈련 때문에 소집에 응할 수 없었다. 이에 슈틸리케 감독은 새로운 얼굴을 대거 발탁됐다. 염기훈, 최보경(27)과 이주용(23·이상 전북), 강수일(28·제주 유나이티드), 이용재(24·V바렌 나가사키), 정우영(26·빗셀 고베), 임채민(25·성남 FC) 등이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반면 이동국(36·전북), 이근호(30·엘 자이시) 등 고참들은 선발되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동국을 비롯해 하대성(30·베이징 궈안), 양상민(31·수원)의 선발도 고민했다. 하지만 같은 포지션에서 비슷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면 미래를 염두에 두고 젊은 선수를 뽑아야 한다”며 “이번 소집 명단 중 30대 필드 플레이어로는 염기훈, 곽태휘(33·알 힐랄), 김창수(30·가시와 레이솔) 등 3명밖에 없다”고 말했다.

◇엄격한 ‘신상필벌’=원정 2연전 명단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염기훈이다. 수원의 주축인 염기훈은 이번 시즌 절정의 기량을 펼치고 있다. K리그 클래식,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A컵에서 8골 13도움을 기록 중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K리그에서 국내 선수들 중 득점, 도움 1위를 달리고 있는 염기훈을 선발하지 않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 좋은 성과를 보인 선수에겐 합당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시즌 리그에서 5골을 터뜨리며 물오른 골 결정력을 보여 주고 있는 강수일을 발탁한 이유에 대해선 “지난 제주도 전지훈련에 의욕적으로 참여했다. 측면 자원이나 중앙 스트라이커 자원으로 쓸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반면 최근 그라운드에서 주먹을 휘두른 한교원(25·전북)은 부름을 받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런 일이 없었더라도 이번 시즌 한교원이 보여 준 경기력을 평가했을 때 이번에 소집하지 않았을 것 같다”며 “이번 일로 더욱 소집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 번의 실수로 낙인이 찍혀 안타깝다. 징계를 다 치르고 복귀하면 손가락질을 하거나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