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한인 전쟁영웅 골프장서 만났다

입력 2015-06-02 02:13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한 골프장에서 한인 ‘전쟁영웅’ 제이슨 박(24)을 만나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의 한 골프장에서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했다가 두 다리를 잃은 한인 ‘전쟁영웅’ 제이슨 박(24)을 만났다.

한국인 2세로 미군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한 제이슨 박은 미 육군 보병2사단 소속으로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지 40일 만인 2012년 12월 12일 도보순찰 도중 탈레반이 설치한 급조폭발물(IED)이 터지면서 크게 다쳤다. 당시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소대원들부터 피신시킨 그는 두 다리와 손가락 2개를 잃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소식을 듣고 사고가 발생한 지 열흘 만인 그해 12월 21일 월터 리드병원으로 직접 문병을 와 “미국을 대신해서 감사한다”며 위로했다.

2년6개월 만에 이뤄진 ‘필드에서의 만남’도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찾아와 성사됐다.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의 프라이빗 클럽인 ‘TPC 포토맥’에서 백악관 참모들과 골프를 즐기던 오바마 대통령은 경호팀으로부터 같은 골프장에 제이슨 박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는 직접 카트를 몰고 찾아왔다.

의족을 단 채 재활훈련을 거쳐 건강을 되찾은 제이슨 박은 친구들과 골프를 치던 중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제이슨 박에게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병문안을 갔을 때 생각이 난다”며 “어떻게 잘 지내고 있느냐”고 안부를 물었다. 제이슨 박은 “잘 지내고 있다. 워싱턴DC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았고 잘 정착했다”고 말했다. 미국 국방부로부터 퍼플하트 훈장을 받은 제이슨 박은 전역 후 보잉사의 워싱턴DC 지사에서 정부관계 업무를 맡고 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