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산업보건대회가 지난 31일부터 6월 5일까지 서울에서 열린다. 3년마다 개최하는 산업보건 분야의 가장 큰 대회로,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다. 올해 제31회 서울대회는 국제산업보건위원회와 한국의 안전보건공단, 대한직업환경의학회가 공동으로 개최한다.
국제산업보건위원회는 1906년 설립됐다. 산업보건 분야 발전을 위한 효과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국제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기본 목표다. 국제산업보건위원회는 국제산업보건대회를 통해 이를 실현하고 있다.
지금 세계는 글로벌 경제체제가 확대되면서 고용환경이 다양화되고, 근로자의 건강 수준 차이도 점차 커지고 있다. 때문에 각국은 근로자의 생명과 건강 보호를 위한 다양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국제사회도 마찬가지다.
국제산업보건위원회는 그동안 직업병 예방을 위해 다른 국제기구나 세계 여러 나라와 석면 금지, 업무상 질병 예방 등의 국제협력사업을 추진해 왔다. 대표적인 활동이 국제노동기구(ILO)의 직업병 목록 최신화 작업이다. 2010년 국제노동기구의 직업병 목록 개정 작업에 참여해 직업병의 범주를 확대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화학적·물리적·생물학적 인자로 인한 질병, 호흡기 질환, 피부병, 근골격계 질환, 직업성 암, 정신질환 등이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직업병 범주에 포함됐다. 정신질환과 행동장애는 2010년 처음으로 직업병 목록에 올랐다.
이번 서울대회에는 35개의 과학분과위원회와 국제산업보건위원회 실무그룹이 함께 모여 전 세계가 당면하고 있는 현안 문제를 논의한다. 산업현장에 존재하는 다양한 위험 요인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위험관리 체계를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와 근로자 건강 보호·유지를 위한 절차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국제산업보건위원회에 소속된 과학분과위원회는 다양한 관점에서 직업병 예방 문제를 다뤄왔다. 지난 3년간 100회가 넘는 학술회의와 심포지엄을 통해 세계적으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건강 문제나 산업보건 서비스 취약분야 등 핵심 현안들을 파악해 왔다. 그동안의 연구 성과와 진전된 논의 사항은 이번 서울대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고령화, 근골격계 질환, 호흡기 질환, 생식위험, 사회심리적 요인, 교대근무 및 작업생산성 저하, 면역독성학, 심장학, 신경독성학, 산업위생 등 근로자 건강 유해요인을 관리하기 위한 지금까지의 성과가 논의된다. 또한 서비스업, 간호학, 산업의학, 산업보건교육훈련, 농업, 건설업, 화학산업, 소규모 사업장, 실업문제 등 분야에서도 성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밖에 일하는 여성이나 광업, 나노물질, 응급치료와 같은 분야를 다루는 분과의 실적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이번 서울대회에선 처음으로 글로벌 정책포럼이 개최된다. ‘산업보건 발전을 위한 도전과 동력’을 주제로 산업보건 정책 방향을 논의하고, 산업보건의 미래 비전과 실천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안전하고 깨끗한 작업환경 조성을 위한 방안과 새로운 형태의 산업보건 서비스 구축 방안 등이 포함된다.
이번 국제산업보건대회가 2015년 이후 산업보건 분야 도약의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 다양한 사례 연구 발표를 통해 근로자 건강 보호를 위한 최신 지식과 정보를 전 세계가 함께 공유하길 바란다.
아울러 서로 다른 환경 속에서 일하는 모든 근로자의 건강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2015년 서울대회의 성공을 기원한다.
고기 가즈타카 국제산업보건委 회장
[기고-고기 가즈타카] 국제산업보건대회에 바란다
입력 2015-06-02 0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