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쉬지 않고 달려온 인디 뮤지션을 꼽자면 빌리어코스티(본명 홍준섭·33)가 빠지지 않을 것 같다. 지난해 4월 봄 느낌이 가득한 정규 1집 ‘소란했던 시절에’를 내놓으며 데뷔한 그는 가을과 겨울, 각각 드라마 ‘아홉수 소년’ OST ‘뻔한 사랑과 뻔한 이야기’, 싱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요’를 발표하며 꽉 찬 한 해를 보냈다. 세 번의 단독 콘서트를 포함해 십 여 차례 공연 무대에도 서 팬들과 호흡했다.
2년차. 이번엔 여름을 담았다. 지난 26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일보에서 만난 그는 “기존 곡보다 경쾌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 그동안 스쳐 지나가 버리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 했다면 이번엔 내 안에 있는 가장 ‘상남자 같은’ 모습을 꺼냈다”고 웃으며 말했다.
4일 타이틀 곡 ‘미세 매력 주의보’ 등 총 다섯 곡이 수록된 동명의 EP앨범를 발표하는 그는 특유의 부드러운 목소리로 천천히 스며드는 사랑을 이야기 한다.
“미세 먼지는 언제나 우리 주변에 있잖아요(웃음). 스쳐지나가기만 해도 뿜어 나오는 ‘미세 먼지’ 같은 한 여자의 매력에 빠진 남자의 이야기에요.”
수록곡 ‘너로 가득한 순간’ ‘호흡 곤란’ 등은 수채화 같았던 기존 곡보다는 색이 확실히 짙어졌다. 모던록과 인디 감성을 합친 ‘감성록’이 청량하고 시원한 느낌을 준다. 달달한 목소리로 20∼30대 여성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그의 변신이 썩 잘 어울린다.
이번 앨범도 직접 작사와 작곡, 편곡, 기타연주 등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발표된 다섯 곡은 모두 지난 5개월간 만들었다고 한다. 그는 “곡 작업을 위해 강원도 강릉과 경기도 파주로 혼자 여행을 다녀왔다”며 “지난 앨범이 경험담을 토대로 만들었다면 이번엔 시나리오를 쓰듯이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답답한 현실 속 지쳐있는 청춘을 응원하는 곡 ‘호흡 곤란’을 두고는 “토닥토닥 위로하는 것보다 오히려 젊은 친구들의 입장을 시원하게 쏟아내 보려 했다”고 표현했다. 곡은 일렉트로닉 기타와 비트 있는 드럼이 도드라진다.
빌리어코스티는 다음달 25일부터 나흘간 서울 마포구 CJ아지트에서 앨범 발매 기념 단독 콘서트를 열고 올해도 팬들과의 접점을 늘려간다.
“4계절형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어느 날 문득, 그 계절을 떠올릴 때 추억할 수 있는 그런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발라드를 그리워하는 팬들을 위해 겨울쯤 정규 2집 앨범도 계획하고 있습니다.”김미나 기자
“사랑 버리고 상남자 됐죠”… 13개월 만에 EP앨범 발표 인디 뮤지션 빌리어코스티
입력 2015-06-03 0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