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단색화, 홍콩 경매서 몸값 ‘껑충’

입력 2015-06-01 03:30

국내외 미술계에서 핫한 브랜드로 떠오른 한국의 단색화 작품이 홍콩 경매에서도 높은 가격에 팔렸다. 30일과 31일 홍콩에서 미국 크리스티와 국내 K옥션, 서울옥션의 경매가 잇따라 열렸다.

30일 홍콩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크리스티의 ‘아시아 20세기&동시대 미술 경매’에 김환기의 1956년 작품 ‘블루 마운틴’(사진)이 7번째 순서로 등장했다. 한국의 정서를 보여주는 산, 나무, 달 등이 펼쳐져 있는 그림이다.

시작가는 110만 홍콩달러(약 1억5700만원)였다. 현장과 전화 응찰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8분여 동안 40회가 넘는 경합을 벌였다. 결국 1150만 홍콩달러(16억4500만원)에 낙찰되자 관람객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최종 판매가는 낙찰가에 수수료를 더한 1384만 홍콩달러(19억8000만원)로 높은 추정가(250만 홍콩달러)의 8배에 달하는 가격이다. 김환기의 작품으로는 ‘꽃과 항아리’가 2007년 서울옥션 경매에서 30억5000만원에 최고가로 낙찰된 바 있다. 이우환의 ‘점으로부터’는 12억4100만원에 팔렸다.

31일 K옥션 경매에서도 좋은 성과가 나왔다. 박수근의 1964년 작품 ‘목련’이 17억1492만원에 낙찰되었고, 김환기의 1969년 작품 ‘무제’도 7억4313만원에 팔렸다. K옥션 경매는 95점 중 85점이 낙찰돼 89.47%의 낙찰률을 보였으며 수수료를 제외한 낙찰총액은 98억여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열린 서울옥션의 경매에서도 단색화 작품이 강세를 보였다. 박서보의 ‘묘법’이 7억25만원에 낙찰되고, 윤형근과 정상화의 ‘무제’가 각각 3억5200만원, 6억1451만원에 팔려 모두 작가 최고가를 기록했다. 관심을 모은 조선시대 도자기 ‘백자청화송하인물위기문호’는 13억5764만원에 낙찰됐다.

홍콩=글·사진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