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심의 한화, 진천에 태양광 공장 짓는다

입력 2015-06-01 02:09
한화큐셀코리아가 충북 진천군에 새로 짓기로 한 1.5GW 셀 공장 조감도. 한화그룹 제공
한화큐셀이 최근 영국 케임브리지 인근에 건설한 24.8㎿의 태양광 발전소.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승연(사진) 한화그룹 회장의 뚝심은 통했다. 누구도 태양광 산업에 관심을 갖지 않던 시절, 그는 태양광에서 미래를 보았다. 전망이 불투명했던 시기에도 과감한 투자로 사업을 확장시켰고, 한화의 태양광 사업을 세계 1위로 올려놓았다. 김 회장이 이번엔 국내 태양광 산업 육성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충북 진천과 음성에 태양광 셀 공장을 새로 짓고 모듈 공장을 증설한다. 이로 인해 1000명 가까운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한화, 충북 진천과 음성에 대규모 투자=한화큐셀코리아(대표이사 김승모)는 진천군에 1.5GW 규모의 셀 공장을 짓기로 확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셀 공장에 총 3500억원이 투자된다. 한화큐셀(대표이사 남성우)은 음성군에 이미 건립한 250㎿ 규모의 모듈 공장에다 250㎿ 규모의 모듈 공장을 추가로 건설, 총 500㎿ 규모의 라인을 가동하기로 했다. 모듈 공장에는 100억원이 투자된다.

셀 공장은 올해 말 준공을 목표로 하며, 증설되는 모듈 공장은 9월 준공을 예상한다. 한화큐셀이 지난해 말 착공한 음성 모듈 공장은 6월 중 상업생산에 들어간다. 1.5GW 셀 공장과 500㎿ 모듈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이 지역의 고용창출 효과만 950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큐셀코리아가 1.5GW의 셀 공장을 준공하면 한화그룹은 한화큐셀의 3.7GW 셀 공장에 더해 총 5.2GW 규모의 셀 양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셀(cell)은 폴리실리콘 원소재를 가공한 태양광 발전의 기본 단위이며, 모듈(module)은 셀을 프레임에 맞춰 조립한 것이다.

한화큐셀은 지난 4월 미국 2위 전력회사 넥스트에라 에너지(NextEra Energy)에 올해 4분기부터 2016년 말까지 총 1.5GW 규모(약 1조원 추정)의 모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태양광 업계 사상 최대 규모다. 한화는 이 계약과 추가 수주, 다운스트림(태양광발전소 건립사업) 물량 확대에 대비하기 위해 국내에 대규모 셀·모듈 공장을 짓기로 한 것이다. 넥스트에라에 대한 안정적 공급 기반을 마련하고 선제적으로 새 시장 개척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충북지역에 국내 최대 규모 셀·모듈 라인을 구축함으로써 지난달 출범한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가 충남(사업화)-충북(생산기지)-대전(R&D)을 잇는 태양광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됐다.

◇김승연 “태양광은 미래 신성장 사업…묵묵히 추진해야”=김 회장은 태양광 침체기인 2011년 그룹 창립기념 행사에서 “태양광과 같은 미래 신성장 사업은 눈앞의 이익이나 불확실한 사업환경에 일희일비할 게 아니라 해낼 수 있다는 믿음으로 묵묵히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김 회장이 보여준 특유의 뚝심으로 한화그룹은 최대 공급 계약 성사와 함께 국내 생산기반 구축을 통해 태양광 사업화와 투자에 하나의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된다.

김승모 대표는 “그동안 태양광 분야 다운스트림 개발에 주력해 온 한화큐셀코리아가 국내에 셀 공장을 보유하게 됨으로써 사업 분야를 다각화하는 전환점을 맞게 됐다”고 말했다.

한화큐셀코리아는 한화그룹이 태양광 사업을 위해 2011년 4월 한화솔라에너지로 설립한 회사다. 독일 큐셀을 인수해 한화큐셀로 재탄생 후 2013년 4월 한화큐셀코리아로 바뀌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