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사진) 한화그룹 회장의 뚝심은 통했다. 누구도 태양광 산업에 관심을 갖지 않던 시절, 그는 태양광에서 미래를 보았다. 전망이 불투명했던 시기에도 과감한 투자로 사업을 확장시켰고, 한화의 태양광 사업을 세계 1위로 올려놓았다. 김 회장이 이번엔 국내 태양광 산업 육성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충북 진천과 음성에 태양광 셀 공장을 새로 짓고 모듈 공장을 증설한다. 이로 인해 1000명 가까운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한화, 충북 진천과 음성에 대규모 투자=한화큐셀코리아(대표이사 김승모)는 진천군에 1.5GW 규모의 셀 공장을 짓기로 확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셀 공장에 총 3500억원이 투자된다. 한화큐셀(대표이사 남성우)은 음성군에 이미 건립한 250㎿ 규모의 모듈 공장에다 250㎿ 규모의 모듈 공장을 추가로 건설, 총 500㎿ 규모의 라인을 가동하기로 했다. 모듈 공장에는 100억원이 투자된다.
셀 공장은 올해 말 준공을 목표로 하며, 증설되는 모듈 공장은 9월 준공을 예상한다. 한화큐셀이 지난해 말 착공한 음성 모듈 공장은 6월 중 상업생산에 들어간다. 1.5GW 셀 공장과 500㎿ 모듈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이 지역의 고용창출 효과만 950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큐셀코리아가 1.5GW의 셀 공장을 준공하면 한화그룹은 한화큐셀의 3.7GW 셀 공장에 더해 총 5.2GW 규모의 셀 양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셀(cell)은 폴리실리콘 원소재를 가공한 태양광 발전의 기본 단위이며, 모듈(module)은 셀을 프레임에 맞춰 조립한 것이다.
한화큐셀은 지난 4월 미국 2위 전력회사 넥스트에라 에너지(NextEra Energy)에 올해 4분기부터 2016년 말까지 총 1.5GW 규모(약 1조원 추정)의 모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태양광 업계 사상 최대 규모다. 한화는 이 계약과 추가 수주, 다운스트림(태양광발전소 건립사업) 물량 확대에 대비하기 위해 국내에 대규모 셀·모듈 공장을 짓기로 한 것이다. 넥스트에라에 대한 안정적 공급 기반을 마련하고 선제적으로 새 시장 개척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충북지역에 국내 최대 규모 셀·모듈 라인을 구축함으로써 지난달 출범한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가 충남(사업화)-충북(생산기지)-대전(R&D)을 잇는 태양광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됐다.
◇김승연 “태양광은 미래 신성장 사업…묵묵히 추진해야”=김 회장은 태양광 침체기인 2011년 그룹 창립기념 행사에서 “태양광과 같은 미래 신성장 사업은 눈앞의 이익이나 불확실한 사업환경에 일희일비할 게 아니라 해낼 수 있다는 믿음으로 묵묵히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김 회장이 보여준 특유의 뚝심으로 한화그룹은 최대 공급 계약 성사와 함께 국내 생산기반 구축을 통해 태양광 사업화와 투자에 하나의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된다.
김승모 대표는 “그동안 태양광 분야 다운스트림 개발에 주력해 온 한화큐셀코리아가 국내에 셀 공장을 보유하게 됨으로써 사업 분야를 다각화하는 전환점을 맞게 됐다”고 말했다.
한화큐셀코리아는 한화그룹이 태양광 사업을 위해 2011년 4월 한화솔라에너지로 설립한 회사다. 독일 큐셀을 인수해 한화큐셀로 재탄생 후 2013년 4월 한화큐셀코리아로 바뀌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뚝심의 한화, 진천에 태양광 공장 짓는다
입력 2015-06-01 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