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산 비상] 中 출장 40대 메르스 확진… 3차 감염 ‘비상’

입력 2015-05-30 03:21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들이 치료받고 있는 국가지정 격리병원에서 29일 병원 관계자가 마스크를 쓴 채 ‘제한구역’ 출입문 앞을 지나고 있다. 출입문에는 메르스 의심 증상이 있으면 의료진에게 알려 달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서영희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감염이 의심되는데도 중국으로 출국한 H씨(44)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H씨 외에 4명이 추가 감염자로 확인돼 한국인 감염자는 모두 12명이 됐다. 20일 첫 환자가 나온 지 9일 만이다. 메르스 사태는 이제 3차 감염을 걱정해야 하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보건 당국이 메르스 대책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보건복지부는 29일 “중국 보건 당국의 검사 결과 H씨의 메르스 감염을 최종 확인했으며 국내에서도 감염자 4명을 추가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확진된 4명 중 3명은 첫 환자인 A씨(68)와 같은 층의 다른 병실을 쓴 환자들이다. 격리 관찰 대상은 127명으로 불어났다.

보건 당국은 감염자가 속출함에 따라 공중으로의 전파 가능성 등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고 이를 막기 위해 모든 자원을 동원한다는 계획이다. 권준욱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아직까지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한두 사례가 지역사회로 전파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3차 감염으로 넘어가는 상황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보건 당국은 역학조사를 벌여 H씨의 부인과 의료진 10명, 직장동료 25명, 공항직원 2명 등 38명을 밀접 접촉자로 확인, 격리 조치했다. 또 항공기에 동승한 탑승객 20명과 승무원 6명을 밀접 접촉자로 분류하고 귀국한 1명과 승무원 전원 등 7명을 격리 조치했다. 나머지 19명은 입국 시 검역을 실시한 뒤 별도 시설에 격리할 계획이다. 여덟 번째 환자는 첫 환자인 A씨가 12·14·15일 방문한 의원급 의료기관의 간호사(46·여)다. 아홉 번째 환자와 열한 번째, 열두 번째 환자는 A씨가 15∼17일 입원했을 당시 같은 병동에 입원했던 환자다. 셋 다 당국의 격리 관찰 대상에서는 빠져 있었다.

기존 환자 가운데 첫 환자인 A씨와 F씨(71)는 스스로의 힘으로 호흡이 어려워 기도에 관을 넣어 산소를 공급받고 있다. 보건 당국은 메르스 감염 의심자를 신고하지 않는 의료진이나 정부 역학조사에 협조하지 않는 밀접 접촉자에 대해서는 관련법에 따라 엄정 처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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