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탄저균이 배달된 미군 오산 공군기지를 조사한 질병관리본부가 국내 반입된 탄저균의 인체 감염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밝혔다. ‘배달사고’가 난 탄저균이 액체 상태로 배송돼 감염력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29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통합위협인식프로그램(ITRP) 시연회에서 새로운 유전자 분석 장비를 소개하기 위해 약 4주 전 냉동 상태의 탄저균 샘플을 오산 공군기지에 반입했다. 주한미군은 탄저균 샘플을 지난 21일 최초 해동했다. 주한미군이 이를 폐기한 시점은 엿새가 흐른 27일이다.
질병관리본부는 그러나 “액체 상태의 탄저균은 분말 상태일 때보다 전염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달리 탄저균은 사람 간 전파가 되지 않고 탄저 포자를 흡입하거나 접촉할 경우 감염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당시 ITRP 시연회 준비에 참여한 인원 22명 중 탄저균 감염 증상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주한미군 측은 고위험 병원체인 탄저균을 반입하며 우리 당국에 별도 통보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죽은 상태의 탄저균’을 이용할 계획이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주한미군 측은 탄저균 포장이 개봉된 오산 공군기지 내 실험실을 잠정 폐쇄할 방침이다.
한편 레이먼드 오디어노 미 육군참모총장은 28일(현지시간) 국방기자단 조찬 간담회에서 탄저균 배달사고 관련 질문이 나오자 “현재까지 조사 결과로는 탄저균 표본의 선적이 규정에 따라 진행됐고 이후 과정에서도 사람의 실수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이번 사고로 위험에 빠진 사람이 없다는 것을 99.9%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양민철 기자,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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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 “미군 기지 배달사고 탄저균 인체 감염 가능성은 희박”… 오산 실험실 잠정 폐쇄
입력 2015-05-30 0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