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생산 두달째 감소… 기대했던 2분기도 심상찮다

입력 2015-05-30 02:32

올해 경제의 분수령으로 꼽히던 2분기 경제 동향이 심상치 않다.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엔저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산업생산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소비심리도 뚜렷한 회복세와는 거리가 멀다. 정부와 통화 당국은 추경예산 편성과 추가 금리 인하 카드를 내밀어야 하는지 고심하고 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3% 감소했다. 지난 1월 1.9% 떨어졌다가 2월 2.2% 반등했으나 3월(-0.5%)에 이어 두 달째 하락세를 나타낸 것이다. 저유가로 인해 국내 소비가 늘어나고 수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른 결과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경제심리지수(ESI)’도 암울하다. 제조업의 5월 업황BSI는 75로 전월보다 5포인트 떨어졌다. 제조업 업황BSI의 6월 전망치도 77로 조사돼 5월 전망치(82)보다 5포인트 낮아졌다. 기업들이 경기 개선에 대해 점점 더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소비가 소폭이지만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 점은 위안거리다. 소매판매는 전월에 비해 1.6%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4월과 비교할 때 편의점(9.4%)과 전문소매점(6.7%) 대형마트(5.9%) 등의 판매가 증가했다.

정부와 한은은 2분기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경기회복 가능성을 판단하겠다는 뜻을 수차례 밝혔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4일 “상반기까지 경기 상황을 면밀하게 짚어보고 하반기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를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분기에 적어도 1% 성장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도 말했다. 추경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아직은 이를 거론할 때가 아니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러나 한은의 경기 인식을 추적해보면 우리 경제가 처한 상황이 그려진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28일 경제동향간담회에서 “2분기 경제흐름이 우리 경제의 회복세 지속 여부를 판단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4월 수정 경제전망 이후 한 달간 경제지표를 모니터링한 결과 전망과 실제 상황이 부합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그러나 불과 열흘 뒤인 지난 26일 ‘5월 경제동향간담회’에선 “내수는 완만하지만 개선세를 보이고 있고 수출은 부진하다. 성장 경로상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산업화 시대 이후 줄곧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이끌어왔던 수출이 부진의 늪에 빠졌기 때문이다. 7년여 만에 엔화가치가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엔저 현상이 갈수록 가팔라져 일본 기업과 경합하는 수출 기업들의 고전이 심해지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대신증권과 일본의 노무라 금융그룹은 이날 펴낸 보고서에서 다음 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선정수 기자, 세종=이용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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