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부패 스캔들] 전 세계 언론·축구팬 ‘FIFA 수사’ 응원… 일각선 월드컵 취소 주장

입력 2015-05-30 02:17
미국의 국제축구연맹(FIFA)을 겨냥한 부패 수사에 대해 전 세계 주요 언론과 축구팬들이 찬사를 보내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특히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해 온 FIFA를 정면으로 건드린 미국의 수사는 세계인들에게 미국의 글로벌 위상을 긍정적으로 심어놓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28일(현지시간) “그동안 적수가 없었던 FIFA가 드디어 제대로 된 상대를 만나게 됐다”며 “그것도 미국에서 경기(수사와 재판)가 치러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에 실린 기고문에서는 “세계 축구계는 새로운 영웅을 갖게 됐는데 펠레와 마라도나, 메시에 이어 FIFA 비리 수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로레타 린치 미 법무장관이 그 주인공”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독일의 타블로이드신문 빌트도 “린치가 지진처럼 FIFA를 충격에 빠뜨렸다”고 비유했다.

호주 팍스 스포츠의 저명한 축구평론가인 시몬 힐은 “축구를 가장 늦게 받아들인 나라 중 하나인 미국이 축구의 거물들을 재판정에 서도록 만들었다”며 “신이여 미국을 축복하라(God bless America)”고 응원했다.

유럽과 남미의 축구팬들도 FIFA가 그동안 팬들보다는 자신들의 조직을 위해 일해 왔다고 비판하면서 미국의 수사에 큰 기대를 걸고 지켜보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아르헨티나 축구 영웅인 마라도나도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FIFA 고위 인사 7명이 체포됐다는 얘기를 반갑게 들었다”면서 “다음 차례는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와 축구팬들은 미 수사 결과를 엄중히 받아들여 2018년 러시아,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이 취소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전했다.

미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날 이번 수사에 대해 ‘사법권 남용’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개의치 않고 수사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제프리 래스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수사의 목적은 아주 명백하다. 부패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는 미국의 메시지를 보여준 것이고 수사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