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예수님’ 공연한 광림교회 성극위원회 “성극은 무대에서 하나님 만나는 체험”

입력 2015-06-01 00:46
서울 광림교회 성극위원회 회원들이 지난 21일 이 교회 공연장인 BBCH홀에서 단체로 포즈를 취했다. 이들은 “성극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는 기쁨이 정말 크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광림교회에 있는 공연장 BBCH홀. 무대는 1950∼60년대 우리네 거리의 풍경을 옮겨놓은 듯했다. ‘상일빵집’ ‘광림상회’ 같은 상호가 적힌 낡은 간판들은 그 시절 모습을 고스란히 재현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든 건 저녁 7시가 넘어서였다.

이들은 성극(聖劇)으로 복음을 전하는 단체인 광림교회 성극위원회 회원들이었다. 이곳 공연장에서 성극 ‘안녕하세요 예수님’을 선보일 예정인 출연진과 제작진 얼굴엔 묘한 긴장과 흥분이 감돌았다. 한국전쟁 당시 피란길에서 부모를 잃은 아이가 한 교회 목사님과 성도들을 만나면서 예수님을 알아가는 이야기다.

연습이 잠깐 멈춘 사이에 출연진 중 한 명인 이현주(31·여)씨를 만났다. 이씨는 “성극은 일반 연극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배우나 제작진이 전부 아마추어여서 부족한 부분이 많다. 하지만 모자란 부분은 전부 하나님이 채워주신다. 그게 바로 성극이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성극위원회 멤버들은 대부분 20∼40대 직장인이었다. 이들은 1년에 연극 1∼2편을 만들어 무대에 올린다. 공연 날짜가 확정되면 3∼5개월 전부터 퇴근하자마자 교회에 모여 연습에 돌입한다. 일주일에 2∼3차례 만나다가 상연일이 임박하면 거의 매일 연습에 매진한다.

성극위원회는 1983년 만들어졌지만 본격 활동을 시작한 건 교회 설립 45주년이던 98년부터다. 창작극 ‘닻을 올려라’를 선보인 당시 배우와 스태프는 차제에 위원회를 활성화시켜 새로운 ‘예수 문화’를 만들어보자고 결의했다. 당시 멤버 중 한 명이 연출과 극본을 맡고 있는 김상일(43) 집사다. 그는 “하나님을 무대에서 만나는 체험을 할 수 있는 게 바로 성극”이라고 정의했다.

“회원 대부분이 그러하듯 저 역시 직장인입니다. 바쁜 일과를 쪼개 성극을 만들어 무대에 올리죠. 믿음이 없다면 불가능한 작업입니다. 매번 시간이 빠듯하지만 모이면 30분 넘게 성경을 함께 읽은 뒤 연습을 시작합니다. 연습을 할 때도 가슴에 하나님이 담겨 있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죠.”

길게는 5개월 넘게 연습해 무대에 올리는 성극이지만 무대에서 상연되는 횟수는 매번 1∼2회밖에 안 된다. 이들이 꿈꾸는 건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장기공연이다.

멤버 중 유일한 50대이자 성극위원회 위원장인 박영준(59) 장로는 미국 뉴욕 프라미스교회를 언급했다. 프라미스교회는 뮤지컬 ‘예수의 생애(His Life)’를 제작해 세계적 명성을 쌓은 곳이다.

“공연을 할 때마다 관객들이 눈물을 흘리곤 합니다. 성극을 보며 하나님의 사랑을 실감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작품을 1∼2회만 상연한 뒤 접어야 해서 아쉬움이 큽니다. 일주일, 혹은 한 달 넘게 상연하고 싶습니다. 배우와 스태프의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기회도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글·사진=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