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남중국해에서 건설 중인 인공섬을 둘러싸고 미국과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이 섬에 이미 무기를 반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는 28일 이같이 전하면서 중국의 이번 조치로 미국과 그 지역 동맹국인 호주 등과의 대치 국면을 한층 고조시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이 이 섬에 장거리 레이더와 대공포를 들여오고 정찰 비행도 정기적으로 하는 등 이 지역에 군사력을 강화할 것으로 호주 관리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호주 군 내에서도 중국의 태도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기 위해 ‘항해의 자유’라는 이름 아래 해군과 공군에 임무를 수행하도록 할 가능성이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호주 군 관리들이 2주 이내에 토니 애벗 총리에게 관련 사항을 보고한 뒤 지역 동맹국과의 합동 훈련 등 구체적인 대응 방안들이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중국은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연일 비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27일(현지시간) “남중국해에서 이뤄지는 모든 간척사업은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중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카터 장관은 또 미국의 남중국해에 대한 정찰·초계 활동을 최근 중국이 비난한 사실을 언급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개입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국제법이 허용하는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군사 비행과 항해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이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무시하기 위해 영해 인정 범위인 12해리 이내로 미 군함을 접근시키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은 다른 나라가 중국 섬을 불법 점거해 건설 활동을 할 때는 아무 말 않고, 중국이 주권 범위에서 정상적 건설 활동을 할 때는 이러쿵저러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과 중국은 29∼31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제14차 아시아안보회의에서도 남중국해 문제로 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中, 남중국해 인공섬에 무기 반입·정찰 비행”
입력 2015-05-29 0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