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국제축구연맹(FIFA)의 뇌물관행에 대해 수사에 나서면서 미국과 러시아간 외교분쟁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FIFA에 대한 미국 사법당국의 수사와 관련해 “이것은 자신의 사법권을 다른 나라로 확대하려는 (미국의) 노골적인 시도”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방송 인터뷰를 통해 “누군가 위법행위를 했더라도 그것이 미국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미국을 맹비난했다고 타스통신과 AP통신이 전했다.
그는 “이번 수사가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의 재선을 막으려는 의도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것은 국제기구의 운영 원칙에 대한 노골적 침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이번 수사가 러시아의 2018년 월드컵 개최를 지지해 온 블래터 회장을 겨냥한 데 대한 강한 반발에서 비롯된 것으로 외신들은 분석했다.
비탈리 무트코 러시아 체육부 장관은 “월드컵 개최권을 잃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러시아는 (FIFA의) 부패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고 아무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전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성명에서 “FIFA 간부들을 체포한 것은 미국이 사법권역의 바깥 지역에서 불법을 저지른 또 다른 사례라는 점을 우리는 지적한다”며 “미국이 자국 영토 바깥에서 벌어진 일에 대한 심판자 노릇을 당장 멈추고 국제법 절차를 따르기를 촉구한다”고 비난했다.
미국은 “이들이 뇌물 수수를 미국에서 논의했고, 미국 은행을 통해 돈을 주고받았다”며 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푸틴 “美, FIFA 수사는 사법권 남용”
입력 2015-05-29 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