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집권 자민당이 오는 9월 총재(대표) 선거를 앞두고 다양한 파벌 간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속해 ‘아베파’라고도 불리는 ‘호소다파’가 여전히 96명이나 되는 독보적인 세력을 자랑하고 있으며 그를 지지하는 파벌도 많아 당분간 아베 총리의 위치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자민당 내 7개 파벌 간 합류와 제휴를 목표로 하는 움직임이 최근 부쩍 늘었다. 그동안 ‘정고당저(政高黨低)’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민당 내에서 아베 총리의 영향력이 독보적이지만 총재 선거를 앞두고 각 파벌의 영수들이 ‘포스트 아베’의 위치를 점하기 위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전날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자민당 내 소수 파벌인 산도파의 파티에 아소파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지난 25일 아소파 의원들의 행사에도 산도파 의원들이 속속들이 모습을 보이면서 양 파벌 간 통합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양 파벌의 통합으로 아베 총리의 측근인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이 이끄는 아소파의 영향력이 강해질 경우 그가 아베 총리의 2인자로서 입지를 더 굳힐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가 하면 아베 총리가 대외적으로 지나치게 강경 노선 일색인 것에 대한 견제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자민당 내에서 각각 2, 3등을 달리고 있는 누카가파와 기시다파 의원 40명도 지난 3월 회동을 갖고 “우리는 뜻을 함께하고 있는 동료”라며 결속을 다진 바 있다. 당내에서 아베 총리의 대외 강경 기조에 불만이 높은 이들 소장파 의원들은 비교적 온건한 ‘비둘기파’로 불리는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기시다파의 수장)을 포스트 아베로 추대하는 분위기라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이밖에도 자민당 내 대표적인 친한·친중 의원으로 꼽히는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총무회장이 이끄는 니카이파도 최근 아베 총리와 소원한 이시하라파와 힘을 합칠 모양새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시하라파는 지난해 9월 개각 당시 단 한 명의 각료도 배출하지 못하면서 아베 총리에 대한 불만이 높은 상태다.
이종선 기자
“2인자 노려라”… ‘아베 독주’ 日 자민당 파벌 짝짓기
입력 2015-05-29 0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