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스포츠’라 부를만한 프로야구에서 잇따라 볼썽사나운 모습이 나오며 야구팬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사건은 27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서 터졌다. 7회 두산 주장 오재원이 1루수 앞 땅볼을 친 뒤 NC 선발 에릭 해커와 말다툼이 있었고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뛰쳐나왔다. 경기 중 일어나는 일반적인 벤치 클리어링으로 끝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한 선수의 ‘비신사적 행동’으로 사태가 커졌다. 두산 벤치 쪽에서 해커를 향해 야구공이 날아간 것이다.
심판진은 두산 장민석에게 퇴장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중계 화면을 본 팬들은 해커 쪽을 향해 달려 나온 장민석과 공이 날아온 방향이 다르다며 핵심 전력이 아닌 장민석이 주력 선수를 대신해 퇴장을 당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두산 민병헌이 하루가 지나 ‘양심선언’을 했다. 민병헌은 “어제 벤치 클리어링 이후 심판들이 덕 아웃에 와서 공을 던진 선수가 누구인지 물었을 때 손을 들었지만 (장)민석이 형이 먼저 나서서 퇴장 명령을 받고 나갔다”면서 “나의 잘못된 행동으로 동료가 피해를 보는 것이 미안하고 괴로웠다”고 구단을 통해 전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곧바로 상벌위원회를 열고 3경기 출장정지와 유소년 야구 봉사활동 40시간의 징계를 내렸다. 또 1군 엔트리 미등록 선수임에도 그라운드에 뛰어들어 몸싸움에 가담한 홍성흔에게는 제재금 100만원을 부과했다.
앞서 지난 23일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 전에서도 비신사적인 행동이 있었다. 한화는 6-1로 앞서던 9회 초 도루를 한 데 이어 9회 말 투수를 두 차례나 교체했다. 이에 흥분한 kt 주장 신명철은 경기 종료 직후 한화 벤치를 향해 욕설을 쏟아냈고, kt 벤치에서 누군가 그라운드를 향해 배트를 투척하는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포착됐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선수협은 “벤치 클리어링 중 상대팀이나 선수에게 야구공이나 배트를 던지는 등의 비신사적 행위가 벌어졌다. 선수들을 대표해 팬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벤치 클리어링 중 공 던지고… 다른 선수가 퇴장하고… 볼썽사나운 프로야구장 추태
입력 2015-05-29 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