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한국 中企, 중남미·중동 시장 전자상거래로 뚫어라”… 국민일보 좌담회

입력 2015-05-29 02:56
중남미·중동·중국 지역 온라인 바이어들이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좌담회를 갖고 있다. 왼쪽부터 후안 카밀로 비제가스 콜롬비아 리노사 사장, 다니엘라 로시 두바이 시트러스 TV 구매총괄 이사, 마송레이 베이징 UGO 테크놀로지 조달부문장. 구성찬 기자

“질 좋은 한국 제품이 전자상거래 등을 적극 활용해 중남미나 중동으로 온다면 얼마든지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거리의 제약과 낮은 인지도 때문에 중소기업 입장에서 그동안 진출할 엄두도 내지 못했던 중남미, 중동 시장이 전자상거래라는 방식으로 새롭게 열리고 있다. 전자상거래를 통해 떠오르는 중국 시장에 진출한 중소기업들도 속속 늘어나고 있다.

국민일보는 28일 코트라·중소기업청·대중소기업협력재단이 공동 주최한 ‘온라인·홈쇼핑 글로벌 유통망 위크’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콜롬비아·두바이·중국 바이어와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좌담회를 열고 국내 중소기업이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전략이 무엇인지 논의했다. 이번 행사는 우리 중소기업이 전자상거래를 활용, 글로벌 온라인 유통망 이용 및 해외 홈쇼핑 방송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콜롬비아 리노사(社)의 후안 카밀로 비제가스(35) 사장은 “한국에 있는 중소기업 제품은 기술이 좋지만 인지도는 낮은 편”이라며 “건강과 미용 관련 제품이 좋은 거 같아 남미에 이들 제품을 소개하기 위해 방문했다”고 밝혔다. 리노사는 현재 칠레,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8개국에 전자상거래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비제가스 사장은 “한 달에 1만개 정도 한국 전자제품을 판매하는데 현지에는 삼성, LG밖에 없다”면서 “질이 좋은 한국 중소기업 제품이 남미로 온다면 곧바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 18개 나라에 홈쇼핑을 방영하는 두바이 시트러스(Citruss) TV의 다니엘라 로시(40) 구매총괄 이사도 “한국 상품은 혁신적이며 프리미엄 이미지가 있어 현지인들이 선호한다”면서 “중동에서는 한국 제품 중 특히 스킨케어, BB크림 같은 미용제품과 주방기기 등에 관심이 크다”고 밝혔다. 두바이를 비롯한 중동 시장에 대해서는 “중동 시장은 오일머니로 인해 구매력이 충분한데도 진출 기업이 많지 않아 시장 전체가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면서 “최근에는 모바일이 보급되면서 중동 여성들의 구매력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홈쇼핑 2위 업체인 베이징 UGO 테크놀로지의 마송레이(33) 조달부문장은 “한국 제품은 포장 및 디자인, 품질 등이 우수해서 중국에서 잘 판매된다”면서 “한국에서 잘 팔리는 제품 가운데 중국에서 시장성 있는 가전 및 생활용품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국 중소기업들이 현지 시장에 진출할 때 주의할 점도 조언했다. 비제가스 사장은 “중남미 시장에 진출하려면 포장 및 사용설명서는 스페인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콜롬비아는 더욱 규제가 많아서 법적으로 제품의 사진과 실제 제품이 다르면 안 되고, 제품의 사양이 반드시 사진 설명과 같아야 한다”고 했다.

로시 이사는 “중동 지역은 통관이 의외로 어려운데 사우디의 경우 더 어려워 짧게는 15일, 길게는 2개월 이상 걸려 사전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소개했다. 또 이슬람 지역의 특성상 제품 홍보 자료 제작 시 여성 모델은 옷을 잘 입어야 하고, 노출이 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송레이 부문장은 “한국 기업은 제품만 중국에 도착하면 끝이라고 생각하는데 제품이 어떻게 잘 팔릴 수 있는지 중국 파트너에 알려주고 내용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