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죽음의 바다 떠도는 ‘보트피플’ 위해 지구촌 정성 모아 ‘사랑의 구명정’을

입력 2015-05-29 02:28

[친절한 쿡기자] 오줌을 마시며 연명해야 할 만큼 참혹한 상황에 내몰린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선상 난민입니다. 전 세계 많은 네티즌이 ‘비극의 바다’를 떠도는 이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섰습니다.

국제 시민연대 네트워크 아바즈(www.avaaz.org/kr)에는 28일 ‘바다 위의 거대한 무덤(Mass Grave at Sea)’이라는 기부 페이지가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아바즈는 ‘행동하는 세계’라는 기치를 걸고 지구촌 이슈에 대한 서명·모금 운동을 진행하는 곳입니다.

아바즈는 지중해와 인도양의 안다만해를 떠도는 선상 난민을 위한 기부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4만명을 목표로 한 캠페인에 이날 오후 현재 3만6000여명이 동참했습니다.

선상 난민의 비극은 지구촌의 뜨거운 이슈입니다. 종교적 박해, 가난, 내전, 인신매매 등을 피해 바다로 나간 난민들이 선상에서도 살인, 착취, 굶주림 등의 극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고 합니다.

미얀마의 로힝야족이 그렇고 방글라데시 난민들이 그렇습니다. 이들뿐이 아닙니다. 이슬람국가(IS)와 내전 때문에 나라를 떠난 시리아와 아프리카인들 역시 악몽과 같은 항해에 모든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을 선뜻 받아주는 곳은 드뭅니다. 선상 생활 또한 지옥 같습니다. 부족한 물과 굶주림으로 구타와 살인이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바다에 고립돼 자신의 소변을 마시며 버티는 경우도 있답니다. 죽음을 피해 바다로 나왔지만 그곳이 무덤이 되는 처참한 현실이죠.

아바즈에는 AFP통신이 전한 사진 한 장이 걸려 있습니다. 폭압적인 상황을 견디다 못해 미얀마를 떠나 바다로 탈출한 로힝야족을 찍은 사진입니다. 엄마 품에 눕거나 기댄 어린 여자아이들을 보고 있으니 가슴이 아픕니다(사진).

아바즈에 모인 기부금은 선상 난민을 위한 해양구조 활동과 난민 정착 지원, 인종주의에 대항하는 광고 제작 등에 쓰인다고 합니다.

2달러면 난민들에게 비상 단열재를 전달할 수 있고, 4달러면 구출된 어린이를 위한 도시락을 전달할 수 있답니다. 10달러면 6명을 위한 식수를 제공할 수 있고, 20달러면 난민들을 위한 광고 전단지 10장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또 50달러면 선상 난민들이 기자들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도록 위성 전화를 빌릴 수 있다는군요. 올 한 해 지중해에서만 3만명의 선상 난민이 숨질 수 있다고 합니다. 이들을 죽음의 바다에서 구하기 위해 우리도 손을 내밀면 어떨까요.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