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공포증’의 영어 스펠링? 인도계에 물어봐!

입력 2015-05-28 02:44
‘triskaidekaphobia’. 불길한 숫자인 13을 기피하는 경향을 일컫는 영어 단어다. 이 단어는 ‘스크립스 전미 철자 맞히기 대회(Scripps National Spelling Bee)’에서는 누구나 쉽게 맞힐 만한 쉬운 단어에 불과하다.

요즘 미국판 ‘장학퀴즈 전국 왕중왕전’에 해당하는 철자 맞히기 대회 결승전(28일)을 앞두고 미국 사회 전체가 떠들썩하다. 미 본토뿐 아니라 전 세계의 미국 학교에 다니는 15세 이하 학생들이 참여하는 대회로, 1년 내내 지역 단위 선발과정을 거쳐 뽑힌 지역대표들이 워싱턴DC에서 1등을 다투는 행사다. 올해가 88회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그런데 올 결승전을 앞두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는 “이번에도 또 인도계가 1등을 하는 게 아니냐”며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최근 15년간 우승자 중 인도계 학생은 11명이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공동 우승자가 배출됐는데 두 명 모두 인도계였다. 게다가 7년 연속 인도계 학생이 우승했다. 그러자 SNS에서 “인도계만 우승하는 대회가 무슨 미국을 대표하는 대회냐”는 논란이 벌어졌고, 올해 결승전이 다가오면서 논란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왜냐하면 올해 결승전에 오른 285명 중 5분의 1이 또 인도계였기 때문이다. 미국 인구에서 인도계는 1% 정도다.

하지만 WP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인도계가 철자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이유가 있다고 분석했다. 첫째 부모가 엘리트 유학생인 경우가 많아 자녀들도 기본적으로 공부를 잘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아시아계 교민사회의 경우 자녀들에게 영어단어를 많이 외우라며 자체적으로 철자 대회를 많이 치러 미리부터 경쟁에 단련돼 있다고도 설명했다.

아울러 인도계 학생들이 몇 년간 우승을 위해 부단히 단어를 외우는 등 ‘노력형 천재’들이 많다고 전했다. 특히 다른 많은 청소년들이 스포츠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반면 인도계는 운동보다 단어 외우기를 더 좋아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손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