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되는 프로그램, 돈 되는 사업 속속 진출

입력 2015-05-28 02:58
‘먹방’(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송) ‘쿡방’(요리를 소재로 하는 방송)의 위력이 시청자들의 실제 삶까지 들이닥치고 있다. 케이블채널 tvN은 최근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 시즌2’(월·화 밤 11시 방송)의 이름을 내걸고 편의점 CU를 통해 도시락을 출시해 호응을 얻고 있다. tvN은 지난해 ‘식샤를 합시다 시즌1’ 방송 이후에도 프로그램을 브랜드화한 제품을 내놓았었다. 이른바 ‘미디어 커머스’다.

이번에는 드라마 속 주인공 구대영(윤두준 분)이 직접 추천하는 방식으로 홍보 중이다. 작품은 먹는 모습을 실감나게 보여주는 내용이어서 먹을거리와 관련이 깊은 데다 주요 출연자가 모두 1인 가구, 이른바 싱글족이기 때문에 편의점이라는 장소와도 접목되기 쉽다. 특히 등장인물 중 황혜림(황승언 분)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서 제품과 극중 내용은 잘 맞아떨어진다. 판매되는 제품에는 주인공의 얼굴이 담긴 스티커가 포함돼 있어 청소년과 젊은 팬층을 중심으로 인기리에 팔려 나가고 있다. tvN 등 케이블채널 16개를 보유한 CJ E&M의 경우 올리브tv를 통해 요리 경연 프로그램 ‘마스터 셰프 코리아’를 방송하면서 출연자가 개발한 신메뉴를 계열사 브랜드 레스토랑과 베이커리를 통해 출시한 바 있다.

여행지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KBS 교양 프로그램 ‘걸어서 세계 속으로’(토요일 오전 9시40분 방송)도 최근 ‘트래벌룬’이라는 여행 애플리케이션 업체와 손잡고 지난 10년간 150여개국을 취재한 콘텐츠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여행지를 소개하는 포맷의 이 앱은 향후 다양한 비즈니스 사업으로 연계될 예정이다. KBS 관계자는 “고품질 콘텐츠를 보유한 방송사와 모바일 기술력을 가진 회사가 각자의 장점을 결합해 만들어낸 스마트 콘텐츠 비즈니스의 예시”라며 “콘텐츠가 새 형태로 재창조돼 시청자들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TV 속에서 만났던 제품이나 내용을 우리 주변에서 가깝게 찾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미디어 커머스’ 제품은 대중에 쉽게 각인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반면 PPL(간접광고)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상덕 대중문화평론가는 27일 “제품이 작품 흐름을 방해하게 된다면 PPL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라며 “방송이 가진 공익적 목적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개발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