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화제] ‘초밥의 나라’에 등장한 초밥 홍보캐릭터

입력 2015-05-28 02:45

최근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 ‘기리미(きりみ)상’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인기가 높다. 기리미는 생선 토막을 뜻하는 일본어로 스시(초밥) 위에 얹어진 연어 살코기 모양을 하고 있다. 이 캐릭터의 트위터 팔로어는 23만5000명에 달한다.

그러나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소개한 이 캐릭터의 탄생 배경에는 ‘스시 종주국’ 일본의 남모를 고민이 담겨 있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지난해 캐릭터 제조 전문기업인 산리오에 주문해 이 캐릭터를 만들었다. 산리오는 ‘헬로 키티’로 유명한 회사다.

이 회사에 농림수산성이 캐릭터 제작을 의뢰한 것은 10, 20대 청소년 세대들이 수산물에 친숙함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최근 몇 년 새 서구화된 식습관이 확산되면서 육류와 유제품 소비는 증가한 반면 상대적으로 수산물 소비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1인당 육류 소비량은 2006년 이미 생선류 소비량을 앞질렀다. 1인당 연간 생선 소비량은 계속 감소해 2001년 1인당 40㎏에서 2013년에는 27㎏으로 30% 넘게 떨어졌다. 세계 평균인 20㎏과도 큰 차이가 없어 스시를 비롯해 다양한 해산물을 재료로 하는 요리를 자국의 대표음식으로 내세워온 일본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다.

FT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일본 내에서 수산물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것도 이런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점차 심각해지는 일본의 초고령화도 이런 흐름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노인들은 여전히 수산물을 즐겨 찾지만 딱 필요한 만큼만 소비하며, 섭취량도 젊은이들에 비하면 적은 편이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과 유럽에서는 건강한 식습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육류 소비는 줄고 해산물 소비가 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