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전창진 유탄 맞은 KGC “울고 싶어라”

입력 2015-05-28 02:30
프로농구 안양 KGC 인삼공사의 전창진 감독이 불법 스포츠 도박과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의도치 않게 유탄을 맞은 곳이 있다. 바로 부산 kt와 KGC다.

경찰에 따르면 전 감독은 지난 2월 kt와 서울 SK 경기의 승부를 조작했다. 당시 전 감독은 kt를 이끌고 있었다. kt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팬들의 신뢰도 하락이다. 그동안 kt 팬들은 전 감독을 ‘전토토’라 부르며 의혹을 제기해 왔다.

특히 경찰이 조사 중인 경기에서 전 감독은 후보 선수들을 투입했다. 당시 전 감독은 인터뷰에서 “젊은 선수들을 다음 시즌에 대비하고 기량 향상을 위해 기회를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혐의가 사실로 인정될 경우 팬들의 비난은 구단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전 감독에 대한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된 만큼 내부 감사를 해서라도 부정행위를 사전에 잡아냈어야 했다는 것이다.

kt 관계자는 27일 “6강 플레이오프가 멀어진 상황에서 열린 경기라 전 감독의 선수 운용을 의심하지 않았다”면서 “그럼에도 매 경기 최선을 다했어야 했다는 팬들의 주장이 맞다”고 말했다.

KGC는 뒤통수를 맞은 격이 됐다. 지난 시즌을 8위로 마감한 KGC는 지난달 명장 감독으로 꼽히는 전 감독을 영입해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던 중이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면서 졸지에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감독의 자질 검증에 소홀히 했다는 질타와 함께 시즌 전력 구상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kt에서 전 감독과 함께 KGC로 온 김승기 코치는 “감독 부재에도 선수들은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훈련하고 있다. 다음달 강원도 태백으로 전지훈련도 예정대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두 구단은 일단 경찰 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사 결과에 따라 두 구단은 전 감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등의 책임을 물을지도 고민하고 있다. 한 농구 관계자는 “kt와 KGC도 피해를 입었지만 프로농구 10개 구단 선수와 감독, 팬들 모두 이번 사건의 피해자가 됐다”고 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