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찰 활동 계속할 것”-中 “美와 전쟁도 불사”… ‘일촉즉발’ 남중국해

입력 2015-05-28 02:57
해군력 강화와 작전 범위 확대에 초점을 맞춘 중국의 국방백서를 놓고 미국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구체적 대응을 삼가면서도 중국의 새 군사전략이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을 더욱 키울 것이라는 염려를 숨기지 않고 있다.

특히 29∼31일 싱가포르에서 미국과 중국이 참가하는 제14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가 열려 국방백서 발표를 계기로 관련국의 갈등이 표면화할지 주목된다. 미국에서는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이, 중국에서는 쑨젠궈(孫建國)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이 각각 참석한다.

제프 래스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26일(현지시간) 중국 국방백서에 관한 공식 논평을 거부하면서 “미 정부는 백서에 대해 잘 알고 있고 계속해서 중국의 군사 동향을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래스키 대변인은 “중국이 군사력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사용하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스티브 워런 미 국방부 대변인은 “중국이 전략을 투명하게 공개했다는 것은 올바른 방향의 행보”라면서도 미군의 남중국해 정찰에 대한 중국 측 비난과 관련해서는 “이것은 항해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우리 임무의 일환”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버나드 콜 미 국방대 교수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새 군사전략을) 밀어붙이면서 꽤 자신감에 차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중국이 남중국해 인공 섬 건설을 중단할 가능성은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 오우양위징 변방·해양사무사 사장(국장)은 이날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남중국해 인공 섬을 군사적으로도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그는 “난사군도(스프래틀리 제도)는 중국의 영토로 중국은 필요한 군사적 방어시설을 배치할 권리가 있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인공 섬의 더욱 많은 부분은 각종 민간 수요에 충당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사설을 통해 중국은 미국과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이 이날 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만약 미국의 마지노선(bottom line)이 중국의 (인공 섬 건설) 활동을 저지하는 것이라면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중국 간 전쟁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썼다.

신문은 이어 “우리(중국)는 미국과 군사적 충돌을 원하지 않지만 만약 그런 때가 오면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베이징=맹경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