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까지 튄 ‘가짜 백수오’ 불똥… 국순당, 이엽우피소 함유 백세주 전량 회수·폐기

입력 2015-05-27 02:05
식품의약품안전처 발표로 ‘가짜 백수오’ 논란이 건강기능식품에서 주류 등으로까지 확대되면서 소비자 반발 역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해당 제품을 매장에서 철수시키고 환불 조치하기로 했다.

식약처가 26일 시판 제품 중 백수오를 원료로 사용한 제품은 5%에 불과하다고 발표하면서 백수오 관련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의 불안은 더 커지고 있다.

특히 이날 발표에서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 혼입이 확인된 업체에 농협을 비롯한 주요 업체가 포함되면서 충격을 더했다. 전통주 제조업체 국순당은 대표제품 ‘백세주’ 원료 시료 두 건에서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 성분이 검출돼 해당 제품에 대한 판매 중단을 요청하기도 했다. 국순당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4월 구입한 원료로 만든 백세주 제품을 전량 폐기하기로 했다. 또 백수오를 원료로 쓰는 백세주, 백세주 클래식, 강장 백세주 등 세 가지 종류의 백세주도 모두 자발적으로 회수키로 결정했다. 업체는 시중에 풀린 회수 대상 제품의 규모를 100억원(소비자가격 기준)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백세주에는 10여 가지 한방재료가 들어가는데 백수오도 그중 한 가지다.

식약처 발표로 이엽우피소가 혼입된 제품이 더욱 늘면서 소비자의 피해보상 요구 목소리도 거세지게 됐다. 지난달 한국소비자원 발표 이후 이엽우피소가 함유된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이 소송 움직임을 보인 데 이어 식약처 발표로 소송 규모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하지만 식약처가 실시하기로 한 독성시험이 통상 2년 정도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피해보상 소송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높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유통업체들은 이날 발표에 포함된 제품을 일제히 매장에서 철수시켰다. 특히 국순당의 백세주 제품 세 종류 판매를 중단하고 기존에 구매한 고객이 환불을 요청할 경우에는 환불해주기로 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영수증과 신용카드 결제 내역 등으로 구매 이력을 확인할 수 있으면 제품 없이도 환불해줄 방침이다. 홈플러스는 구매 내역과 함께 제품을 가져오면 현금으로 돌려줄 예정이다. 롯데·현대·신세계 등 백화점들도 영수증으로 구매내역을 확인할 수 있으면 환불 요구에 응할 계획이다. 나아가 백수오 추출물을 적은 양이라도 사용한 제품과 음료수가 있는지 추가 확인 중이다. 환불 문제로 소비자의 원성이 높았던 홈쇼핑 업계는 대부분 기존 방침을 고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