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後發制人 원칙이지만 공격 받으면 반드시 응징”… 2015년 국방백서 발표

입력 2015-05-27 02:36

중국 인민해방군은 26일 국방백서를 발표하고 “중국군의 핵심 전략은 적극적 방어”라며 “공격을 받지 않으면 공격하지 않겠지만 공격을 받는다면 반드시 대응 공격을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국가 해양권익 수호를 강화하고 무장충돌과 돌발사건에 대한 준비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중국해 인공 섬 문제로 미국과 신경전을 벌이는 시점에서 중국 국방부가 정식으로 해상에서의 군사 충돌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군사전략의 핵심으로 제시된 ‘적극적 방어’는 ‘전략적 방어’와 ‘전술적 공격’이 결합된 개념이다. 이 때문에 중국의 군사전략이 ‘선발제인’(先發制人·먼저 일어나서 남을 제압한다) 개념으로 전환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양위쥔 국방부 대변인과 인민해방군 총참모부 장위궈 대교(우리 준장 격) 등은 “(여전히) 방어, 자위, 후발제인(後發制人·나중에 손을 써서 남을 제압)이 원칙”이라면서도 “만약 다른 사람이 우리를 침범한다면 반드시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서에서는 전통적으로 육상 전략을 중시했던 중국군이 해군 주력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점을 읽을 수 있다. 과거 근해 방어에만 주력했던 해군의 작전 범위는 ‘근해 방어’와 함께 ‘원해 수호’로 확대됐다. 중국은 그 이유로 “전략적 통로(확보)와 해외이익 안전 수호” 등을 거론했다. 중국은 2012년 첫 항공모함을 취항시켰고, 빠르게 잠수함과 전함 전력을 확대하는 등 해군력을 빠르게 증강시키고 있다. 최근 중국 해군이 러시아와 함께 지중해와 흑해에서 사상 처음으로 연합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등 중국 해군의 작전 범위는 이미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 서방 언론은 “중국이 해안선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해군 주둔을 확대하겠다는 야망 실현에 착수했다”고 분석했다.

군의 전쟁 억지력과 실전 능력을 높이기 위해 공군의 정찰력을 증강하는 한편 공격과 방어능력도 동시에 향상시키기로 했다. 전략 미사일을 운용하는 제2포병에 대해서는 “무기 장비의 자주적 창조 혁신을 실현하고 미사일의 안전성, 신뢰성, 유효성을 강화하고 핵무기와 재래식 무기 겸비 능력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또 전략적 위협과 핵 반격, (핵무기의) 정밀하고 정확한 중·장거리 타격 능력도 제고할 방침이다. 육군은 기동작전, 입체적 공격방어라는 전략적 요구에 따라 “지역 방어형에서 전 지역 기동형으로의 전환을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군사전략 전환은 최근 중국 주변의 안보 상황에 대한 중국 나름의 인식이 반영됐다. 백서는 미국에 대해 ‘아시아 재균형’ 전략에 집중하며 지역에 군사력과 군사동맹을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에 대해서는 “안전보장 정책을 대규모로 전환하고 전후체제 탈피를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집단적자위권 행사가 가능하도록 하는 등의 일련의 정책 변경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한반도와 동북아에 대해서는 불안정과 불확실성에 휩싸여 있으며 테러와 분리주의, 극단주의가 횡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이버 안보와 미래 우주군 창설을 시사하는 내용도 주목된다. 백서는 “우주 안전과 (중국의) 우주 자산을 지키기 위한 능력을 강화하고 해킹 공격에 대응하는 ‘인터넷 공간 능력’ 건설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공격적 전략 수정은 필연적으로 미국·일본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이번 백서에서 미국을 직접 겨냥해 “몇몇 역외 국가들이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 개입하고 중국에 대해 정찰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위쥔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남중국해 문제를 대대적으로 부각하고 중국 군대를 모함하며 긴장 국면을 조성하려는 자들이 있다”면서 “미국은 상대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기를 원한다”고 미국을 비판했다. 당장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전후체제 탈피 시도’ 주장과 관련해 “전후 70년간 일관되게 평화국가로서 걸어왔다”면서 “전혀 맞지 않다”고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중국은 1998년 처음으로 국방백서를 펴낸 이후 2년에 한 번씩 백서를 발간해오고 있다. 이번 백서는 아홉 번째로 특정 주제 형식의 국방백서로는 두 번째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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